지난 얼마간 즐겼던 콘텐츠들에 대한 짤막 소감 / 2024년 4월

비교적 최근 들어 자주 그랬던 것처럼(?) 개인 신상에 나름 작지 않은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새 직장에 출근하게 된 것이다. 새 직장 출근 전 이것저것 준비를 할 일도 있었고, 아주 잠깐 짬이 생긴 틈을 타서 개인 일도 처리하고 하다 보니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도 많이 보진 못했고… 그래도 재미있게 본 작품들이 있으니, 지난 달에 이어 짤막 소감을 정리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지난 3월에 봤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시길.

지난 얼마간 즐겼던 콘텐츠들에 대한 짤막 소감 / 2024년 3월


<지배종> 박철환 감독, 이수연 극본 / 주지훈, 한효주 등

평범한(?) 스릴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SF <지배종>

보기 전만 해도 별 정보가 없어서 그냥 평범한(?) 스릴러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SF. 아직까진 에피소드 6편만 공개되었고 극초반으로 보이는데, 몇 가지 설정이 다소 무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비슷한 느낌의 미드 흉내를 낸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종종 늘어지는 느낌도 든다. 그래도 이 작품이 꽤 인상적으로 남은 건, 무엇보다 흡입력이 대단하다고 느꼈기 때문. 그냥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뒤에 엄청난 흑막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드라마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모양. 일단 초반 떡밥은 무척 흥미로운데 남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동조자> 박찬욱 감독 / 호아 수엔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명불허전! 박찬욱 감독의 역작 <동조자>

전체 7편 에피소드(매주 한 편씩 공개되어 5월까지 공개될 예정) 가운데 1편만 봤는데, 벌써 대단한 작품이 될 것만 같은 인상이다. 일단 장르는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첩보물인데 1편에서부터 박찬욱 감독 특유의 변태적인(…) 미장센, 쫀쫀한 이야기 진행이 돋보인다. 주인공 역의 호아 수안데란 이름의 배우가 특히 매력적. imdb에서도 특별한 기록을 찾기가 힘든 이 배우가 외줄타기를 하듯 불안한 상황을 넘나들 때의 흔들리는 눈빛이 매우 인상적이다. 쿠팡플레이가 공을 들여 섭외한 가치가 충분.

<시티헌터> 사토 유이치 감독 / 스즈키 료헤이 등

‘만화적 상상력’을 잘 살린 <시티헌터>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 작업 결과물은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그 이유는 이른바 ‘만화적 상상력’을 실제로(실제 배우들과, 실사 영화의 연출로) 구현하는 일에 있어 그 적절한 선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여기에 덧붙여서 그저 만화/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생김새만 비슷하게 꾸미고 나올수록 좋다고 여기는 ‘코스프레 쇼’가 이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번 넷플릭스판 <시티헌터>는, 바로 그 만화적 상상력(의 구현)이란 선을 절묘하게 지켰다고 느꼈다. 애초부터 (원작 만화)<시티헌터>란 작품 자체가 내용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허무맹랑하면서 정작 그림체는 그 어떤 만화보다도 진지한(?) 실사체여서 이런 작품이 가능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물론 <시티헌터>는 이전에 여러 차례 실사 영화화가 됐고 그 작품들의 완성도는 대체로 낮은 수준이었던 걸 생각하면(참고로 <시티헌터>는 의외로 프랑스에서도 영화화가 되었는데 그 작품 자체는 꽤 볼만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의 경우 기획이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덧붙이면 주인공 사에바 료 역의 스즈키 료헤이는 애초부터 원작 만화의 광팬이어서 촬영 내내 즐거웠다는 후문. 그야말로 찰떡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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