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의 계속되는 흥행

<파묘>의 계속되는 흥행 기록이 그야말로 놀랍다. 개봉 첫 주말에 일찌감치 손익분기점 330만 명을 가볍게 넘어서더니, 개봉 두 달차에 기어코 1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 당연하게도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엔 최고의 흥행 기록을 쓴 건데 이 기록은 본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며 1천1백만 명을 넘게 동원했다(조금 다른 이야긴데, 영화계 일각에선 작품의 상업적 성공을 논하는 척도를 단순 관객 수보다는 매출액으로 따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진작부터 나왔다.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영화의 흥행을 논할 때 ‘1천만 관객’이라는 상징성은 무척 특별한 것이란 생각도 동시에 든다).

여기에 더해, <파묘>는 해외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로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인 북미에서 개봉 일주일 만에 1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개봉관 수도 최초 3곳에서 70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시아권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선 모두 2백만 명의 관객을 넘게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최고 기록을 이미 세웠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 중.

물론 <파묘>가 영화 그 자체로 매우 준수한 완성도를 갖췄기에 가능한 스코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영화 한 편에 대해 논할 때, 그 만듦새와 흥행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국내외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영화 팬들이 <파묘>에 열광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파묘>는 무엇보다 꽤 볼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국내에서의 상황만도 아니고, 세계적인 기준으로 봐도 공포 장르는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장르. 그런데도 이처럼 크게 흥행하고 있는 건 영화 자체의 재미라는 요소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는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비판할 구석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관객의 지지를 얻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본지의 <파묘>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파묘> 국내외에서 기록적인 흥행 중

<파묘>, 관객을 압도한다

당연히 영화 한 작품의 완성도를 수치로 계량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이전에 <파묘>만큼 재미있고 만듦새가 뛰어난 작품이 없었던 게 아닌 상황에서, <파묘>가 지금 써내려 가고 있는 기록을 그저 영화 내부에서만 찾을 수는 없는 노릇. <파묘>가 2024년 봄, 국내외의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그 어떤’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파묘>의 흥행 요인을 분석할 땐 국내와 해외의 경우를 각각 따로 살펴봐야 한다. 먼저 국내의 상황. 어떤 영화가 1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기 위해선, 평소 영화관에 자주 가지 않는 중/장년 연배의 관객을 모아야 한다는 게 영화 업계에 널리 퍼진 상식이다. 젊은 관객은 평소에도 영화를 자주 보니 그들만으론 대박 흥행에 성공할 수가 없는 것. 이런 상황에서, 중장년 관객들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만한 테마를 제재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시각이 유효하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조금 낮은 관객들 사이에선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자발적인 바이럴(구전)에 성공하며, 결국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관측도 나름 타당한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무슨 ‘좌파 영화’니 뭐니 하는 수준 낮은 마타도어도 있었는데, 뭐 그런 건 그냥 작은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그러고 보니 ‘영화 관람을 인증하면 관람료를 쏴주는’ 이른바 페이백은 분명히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적인 행위가 명백한데, <건국전쟁>에서 있었던 이런 일을 검찰은 왜 못 본 척하고 있는 건지? 고소고발이 없어서 그런가?).

해외의 경우엔, 한국산 대중문화에 대한 한류 팬들의 지지와 신뢰가 무엇보다 컸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른바 ‘K-콘텐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역사도 어느새 대략 20년 정도나 되었고, 그 중엔 <기생충>처럼 그 완성도를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케이스도 있으니(이전까지 해외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바로 <기생충>이었는데, 이번에 <파묘>가 그 기록을 깰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어쨌든 영화 팬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본 작품이 국내외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이 참에 한 번 더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다른 여러 작품들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라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