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은 사직 후 어디로 가게 될까?

2026년 초 트레이드 시장에 초대형 FA가 매물로 풀렸다(?). 그 이름하여, 김선태. 프로스포츠 선수는 아니지만 종목 불문 리그 불문, 상위권 팀의 에이스나 주전 멤버 정도의 인지도와 인기를 가볍게 눌러버릴 수 있는 그는 놀랍게도 공무원이다. 물론 어지간한 공무원이라면 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는 바로 ‘충주맨’이기 때문.

그가 본격적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당연히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면서부터. 일반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의 홍보 담당자와는 달리 스스로 직접 출연하여 얼굴을 까고(!)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영상을 올리면서 속칭 ‘뜨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그 이전부터 그는 충주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담당하면서 진작 유명하긴 했다(MS 파워포인트로 얼기설기 만든 공식 포스터와 이미지 등이 넷상에서 회자되면서 유명해진 것. 그러나 페이스북 시절엔 담당자 얼굴은커녕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

김선태 주무관이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는 정확한 이유는 당연히 본인만 알고 있을 것. 다만 주변의 상황을 통해 어렴풋이 짚어볼 수는 있겠다. 아마도 오는 6월 열리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의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금 3선 연임 중으로, 이번이 마지막 임기가 되는데 오는 선거에선 체급을 올려서 충북도지사에 도전하려는 상황. 당연히 충주시장은 새로운 인물(정당이 어디가 되었든)이 들어올 것이고, 그 신임 시장이 이른바 ‘전임자 치적 및 흔적 지우기’의 일환으로 홍보팀을 포함하여 조직 내에 전반적인 인사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 뻔하며, 그 전에 선수를 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충주맨’이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김선태 주무관(현 FA)

어쨌든 충주를 알리는 일을 맡고 있던 충주맨의 자리는 현재 공석이 되었다. 그 후임자로 누가 들어올지도 궁금한데, 그것보다 더 궁금한 건 과연 지금까지 충주맨이 제작하고 올렸던 여러 콘텐츠들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의 여부다. 그야말로 죽음의 이지선다 아닌가? 이전과 같이 기본적으로 코믹한 느낌에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방식으로 계속 간다면 ‘기껏해야 충주맨 2기네?’라든가 ‘예전 충주맨에 비하면 별로네’라는 이야기가 필히 나올 것. 만약 그게 아니라 아예 정색하고 엄격/근엄/진지 모드로 딱딱하게 간다면 ‘충주맨이 나가고 나니 볼 게 없네’라는 이야기가 필히 나올 것이고. 참고로 현재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97만 명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지자체 공식 유튜브 채널 가운데 독보적인 1위다(참고로 충주시 전체의 주민등록상 상주 인구보다도 훨씬 많은 수다).

내친 김에 충주맨의 충주시 채널 외에, 기존의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공식 콘텐츠처럼 딱딱한 느낌을 지양하고 보다 재기발랄한 느낌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곳이 또 있을까 알아보면 그래도 몇 군데 있긴 하다. 대표적으로 공군. 모르는 이들은 정말 의외라고 생각하지만 공군의 공식 유튜브 채널도 참 ‘골 때리는’ 영상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촬영, 편집은 물론이고 출연 배우들까지 자체 조달하여 제작한 <레 밀리터리블>을 기억하는가? 화끈한 제설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영화 <레 미제라블>에 출연하기도 했던 러셀 크로우가 친히 왕림하여 따봉을 누르기도 했다! ㅋㅋㅋ 오죽하면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이라는 공군의 공식 캐치프레이즈를 패러디하여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High한 힘’이란 별명까지 들을 정도. ㅋㅋㅋ

공군 유튜브 채널의 ‘BOMB 양갱’도 꽤 유명하다

그 외에 아직까진 코믹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울산시, 양산시, 군산시 등의 지자체와 코레일(이 경우는 충주맨이 출연하여 ‘콜라보’를 했다) 같은 공공기관이 몇몇 희한한(?)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공식 채널은 아니지만 현역 소방관이 개인 채널을 통해 재미있고 기발한 영상을 올린 ‘소방관 삼촌’의 경우도 있고.

몇몇 영상이나 콘텐츠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나아가 ‘밈(Meme)’처럼 활용되는 경우가 생겨나곤 있어도 사실 모든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공식 채널이나 콘텐츠가 이렇게 ‘기발하게 웃기는’ 식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사실 충주맨이 각광을 받은 것은, 단순한 코믹 영상만의 덕분은 아니고 오히려 아슬아슬한 선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본다. 따지고 보면 기업의 공식 채널 중엔 진작부터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공식/비공식 채널이 제법 많았는데 그들 중 크게 화제가 된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건 어디까지나 기업의 경우였기 때문. 그러니까 ‘지자체/공공기관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먼저 인식하는 모습’과,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인식 사이의 간극을 적절하게 조절했기 때문에 충주맨이 그렇게 유명해지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이란 이야기다.

따지고 보면 서울시나 부산시, 그리고 한국관광공사나 국민건강보험 같은 곳들의 유튜브 채널도 제법 볼만한 콘텐츠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물론 이들의 경우는 일단 콘텐츠의 규모부터가 다르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약간 어설프게 편집한 충주맨의 영상(물론 그걸 폄하하는 건 아니다)에 비하면 서울시의 홍보 영상엔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여 아예 드라마나 예능의 포맷을 그대로 가져와 공들여 제작한 영상도 있고 한국관광공사 같은 경우는, 뭐, 그냥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충주맨은 사직 후 어디로 가게 될까? 이 질문은 그가 이후 어느 회사(혹은 공공기관, 지자체 등)로 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한데, 동시에 그가 어디로든 가서 그곳에서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하다. 그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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