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의 SNS 이용 제한 혹은 금지, 어떻게 해야 할까

작년에 참 인상 깊게 본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 드라마 시청 전에 ‘한 어린 소년이 같은 반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다’는 시놉시스를 본 적이 있어서, 뭔가 ‘경찰은 헛다리를 짚고 결국 진범이 누구인지 찾는 스릴러인가’하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_-;; 오히려 굉장히 진지하고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여서 그만큼 기억에 남았고. 현대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들 사이의 사이버불링(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종의 ‘왕따’), 특정 성별에 대한 혐오, 인셀 문화(실제 드라마 중에 “걔 원래부터 인셀이었잖아”라는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등에 대한 조명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대중화로 인해 특히 미성년자들 사이에서 위의 문제들이 부각되자 아예 ‘일정 연령 이하에 해당하는 경우 특정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한다’는 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든 나라는 호주. 호주는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해 유튜브, 틱톡 등을 포함한 모든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법을 작년 12월에 통과시켰다. 이는 당연히 세계 최초. 특히 호주의 이번 법은 기존의 미성년자 소유 계정은 강제로 삭제되는가 하면 부모의 동의(허락) 여부도 무관하며 위반 시 해당 플랫폼 기업에 대해 4,950만 호주 달러(우리 돈 약 485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는 등 매우 강력한 규제 법안이다.

호주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처음으로 비슷한 내용의 법을 불과 며칠 전인 3월28일 시행하기 시작했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에서도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대부분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용이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참고로 인도네시아는 인구 수로 따지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나라이며, 이번 금지법 시행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구는 약 7천만 명,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약 25%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그리고 이제 유럽에서 최초로 오스트리아가 관련 법 시행에 나섰다. 오스트리아의 기준 연령은 조금 낮아서 14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 이용이 제한될 것이라고 한다. 미성년자/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등의 규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는 사실 많은데, 영국과 프랑스, 덴마크, 그리스 등 유럽의 국가들 다수와 미국, 그리고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당국이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고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법안이 마련되거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꽤 인상적이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

청소년/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 규제 관련 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 첫 번째론 말할 것도 없이 무조건적인 이용 금지의 경우. 현재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시행 중인 법이 그런 식. 두 번째는 하루 중 일정한 시간만, 혹은 일정 시간대(야간이나 새벽 등)에 한해 금지하는 경우인데, 대표적으론 영국이 이와 같은 방식의 법을 마련 중에 있고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만약 관련 법이 생긴다면 이런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이와 같은 방식의 규제를 운영한 적이 있기에(게임 셧다운 제도).

세 번째론 개인 이용자에 대한 금지보단 기업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호주의 경우 위반 시 플랫폼 기업에게 벌금을 물리고는 있지만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방식이 미국(의 다수 주정부)에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어 성인에 비해 아직 미숙하다고 할 수 있는 미성년자/청소년이 소셜미디어에 과몰입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스템, 알고리즘 추천이나 자동/연속 재생 같은 기술적 부분에 대한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비교적 최근 들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다만 이런 식의 법 시행도 일정 부분 한계를 갖고 있어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단 청소년이 타인의 계정을 사용할 경우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란 대단히 어렵다. 한 때 PC방에서 ‘국민 게임’ 소리를 들었던 <서든 어택>의 경우, 평일 오후 시간에 중년 여성의 이용률이 꽤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사정을 알고 보니 아이들이 엄마의 개인정보로 계정을 만든 경우여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한숨을 내쉰(…) 사례가 있었을 정도.

한편, 무조건 막는 게 능사는 아니란 지적도 있다. 미성년자나 청소년도 엄연히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데 그들에게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해 나름의 의견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루트가 소셜미디어일 수 있다는 의견인 것.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양질의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는 건 아닌데, 이른바 정보의 격차가 청소년 시절부터 발생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도 있고.

미성년자/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혹은 전면 금지에 부가적으로 따라가야 할 내용도 있다. 일단 하루 중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감소했다면,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공식적으로 딴 걸 뭐라도 해야(?) 산술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가 이 말이다. 그러니 해당 이용자들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나 가정 차원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다소 심심하겠지만(?) 아이들 전용 플랫폼의 운영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미 ‘유튜브 키즈’나 ‘넷플릭스 키즈’ 같은 서브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는 데에서도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고 말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근시일 안에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만 원활하게 운영되기까진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부디 우리의 미래가 될 청소년과 미성년자들의 입장에서 가장 적절하고 안전한 방안이 무엇인지 탐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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