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작성하고 있는 오늘, 2026년 1월16일은 대한민국에서 주식 시장이 열린 이후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일이 벌어진 날이다. 말할 것도 없이 KOSPI(코스피: 한국 종합 주가 지수) 지수가 사상 최고인 4850을 기록한 것. 지난 10거래일간 지수는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상승했고, 당연히 그 기간 동안 매일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이와 같은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이어서,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각국의 주식 시장에서 이룩한 상승률과 비교하면 정말 아찔한 수준이다.

주식 시장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은 정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특정 정당의 집권 여부와 맞물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까놓고 말해서 현재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진보’ 계열의 정당(개인적으론 이와 같은 표현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이 집권했을 때 대체로 코스피 지수가 높았고, 반대로 제1야당인 ‘범보수’ 계열의 정당(역시 개인적으로 다소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이 집권했을 땐 대체로 낮았던 것이 사실이긴 하다.
다만 그런 시각은 주식 시장을 지나치게 획일화시킨 결과론적 해석이라고 생각하며, 어쨌든 선견지명을 발휘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지금과 같은 주식 시장의 유례없는 호황은 전통의 강호인 반도체주, 그러니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주도하는 바가 (당연히)크다. 여기에 한동안 다소 주춤했던 방산주, 조선주, 헬스케어, 그리고 지난 CES에서도 관심이 집중되었던 로봇주 등이 강세를 보이며 우상향으로 가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
아무튼 주식 시장에 불이 붙었다는 건 경기가 호황이란 이야기와 다름없는데, 왜 난 계속 가난하지? 왜 동네 먹자 골목은 연말이고 연초고 몇 년째 계속 을씨년스럽고, 동네 건물은 왜 죄다 공실이지? 왜 내 지갑은 항상 꼬르륵 소리를 내는 거지?
물론 주식 시장이 경기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절대적인 기준이란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주식은 경기를 선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서 주식 시장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벌어질 일을 반영한다는 건데, 호재가 실현되기 전 관련주를 사거나 반대로 인버스를 타거나(하락장에 투자) 한다는 이야기. 이처럼 주식 시장과 현실 경제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를 디버전스(혹은 다이버전스)라고 하며,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세계적으로 드물지 않은 현상이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보면 주식 시장의 호황과 일부 소수 기업이 수익을 내고 있는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에서 악재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환율이 높아지고 있고(상대적 원화 약세) 금리는 높다. 기업은 투자와 인재 채용을 주저하고 있으니 개인은 소비 지출을 극도로 줄이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중. 특히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통, 자영업 및 서비스업, 건설 등의 분야에선 실적 부진이 여전하다. 이러니 돈은 한정적인 곳에만 모이게 될 수밖에.
중국이 RAM을 조금씩 생산하고는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준까지 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어쨌든 당분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개의 탑(?) 덕을 보면서 코스피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 올라탈 것인가, 말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