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21대 대통령, 이재명

단순히 ‘절치부심 끝에 목표로 했던 자리에 오른’ 경우라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막강한 권력이 사법적 살인을 저지르고자 했고, 실제 칼날이 목을 쑤시고 들어오기도 했을 정도로 위험한 나날을 보냈던 이가 마침내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고 끝낼 스토리는 아니다.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숨가쁘고 위태로운 상황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법의 심판이라는 미명 하에 본인과 주변의 인물들이 사정없이 ‘털렸다’. 그를 사지로 내몬 사람들 중엔 심지어 같은 당의 의원들도 있었다. 목숨을 노린 직접적인 테러를 당하기도 했지만 결국 살아남는가 싶더니 이번엔 비상계엄이 터지면서 ‘척결해야 할 제1번 타깃’이 되었다. 그 추웠던 날, 스마트폰을 켜고 라방을 하면서 “국회로 모여주십시오”라고 외칠 때, 국회 담장을 넘어 기어코 비상계엄을 무산시켰을 때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재명, 대한민국의 제21대 대통령

어쩌면 예정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정신세계가 수십 년 전에 멈춰있는 것만 같은 멍청이가 내란을 획책한 광경을 모두가 봤으니 다음은 당연한 수순처럼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하게 이뤄지는 세상일은 없다.

누군들 엄동설한의 날씨에 길바닥에 앉아있고 싶었겠는가. 누군들 따뜻한 아랫목을 멀리 하고 길에 나아가고 싶었겠는가. 누군들 밤을 새워가며 서울로 들어가는 남태령 고개를 지키고 싶었겠는가.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모두는 해냈다. 이재명의 승리와 21대 대통령 당선은 결코 혼자만의 능력이나 염원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 그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란수괴조차 아직 대낮에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그뿐인가? 그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 이곳 저곳에 앉힌 내란의 잔존세력들이 아직 멀쩡하다. 사법과 언론을 비롯하여 개혁해야 할 대상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시민들이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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