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옛날 이야기 한 자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이며 사냥의 신으로서 빼어난 활 솜씨를 자랑함과 동시에 순결의 상징이기도 했다. 모든 남성을 대하는 태도는 차갑기 그지없었으며, 심심하면(?) 뭇 여성들을 추행하거나 겁탈하는 일이 많은 신화 속 남성들을 무자비하게 살육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일생에 유일하게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할 뻔한 일이 있었으니, 그 상대는 바로 포세이돈의 아들 오리온. 참고로 오리온은 거인족에 상당한 미남자였으며 아르테미스만큼 사냥에 능숙했다고 한다. 그런 둘의 알콩달콩한 사이를 불쾌하게 여긴(‘순결의 상징’ 아르테미스가 뭇 남성과 결혼을 하는 일은 그냥 넘길 일은 분명 아니렷다) 아르테미스의 오빠 아폴로의 꾐의 빠져 아르테미스 스스로가 쏜 화살에 오리온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연인의 죽음 앞에 큰 슬픔에 빠진 아르테미스. 신의 권능을 발휘(?)해 아르테미스는 오리온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21세기에 접어든 2020년,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이 재소환된다. 바로 2024년까지 달에 유인탐사선을 보내는 다국적 프로젝트 이름이 바로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세계 각국의 우주 관련 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도 참여하는 거대한 계획이며 항우연(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참여하여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함께 10번째 참여국이 되었다.
사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회의론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우주굴기’로부터 자극을 받은 2020년의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발휘해 초스피드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시킨 것인데, 모두가 알다시피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고 예산은 대폭 깎인 것이 2022년의 상황.
그럼에도 관련 프로세스가 어찌저찌 진행이 되기는 한 모양이다. 미항공우주국, 즉 나사(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1호 임무에 투입할 우주발사체 로켓을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월18일 공개했다. 그리고 이 로켓 꼭대기(?)에 붙어서 달에 가게 되는 우주선 이름이, 다름 아닌 바로 ‘오리온(Orion)’인 것!
이번에 오리온과 우주발사체 로켓은 ‘웻 드레스(Wet-Dress)’란 이름의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 테스트는 오리온을 우주발사체 로켓에 장착하고 로켓 탱크에는 연료까지 주입하는 등, 사실상 발사 직전의 최종 리허설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1호 미션에는 나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발사체가 투입되며, 그리고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성 우주비행사가 참여했다(넷플릭스 드라마 ‘스페이스포스’에선 이미 달에 흑인 여성 우주비행사가 가긴 했다. ㅋㅋㅋ).
애초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목표로 한 2024년 유인탐사선 발사가 시기상으로 무리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듯. 아무튼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이, 이번엔 불행한 결말 대신 부디 행복하게 오래오래 알콩달콩(?)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아폴로 넌 좀 나가있어. 아 그러고 보니 오리온보다 먼저 달에 간 게 하필이면 아폴로네?!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