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선거에 관한 이야기들

2022년 3월9일 대한민국 전국에서 치러진(3월4일 ~ 5일 사전투표 포함)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기호 2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다. 최종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윤석열 후보는 총 16,394,815표(48.56%)를 얻어 총 16,147,738표(47.83%)를 얻은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것. 그 외에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 관한, 나름 특이한(?) 내용들을 정리한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선거에 관한 이야기들

역대 가장 적은 표차로 승리

당연하지만 이번에 희비가 갈린 두 후보간 표차는 역대 대한민국 대선 사상 가장 적은 표차. 퍼센트로 따지면 불과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0.73%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득표 수로 따지면 약 24만여 표. 참고로 이번 선거의 무효표는 약 30만 표에 달한다.

양대 진영의 역대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정치를 대표하고 있는 양대 진영(편의상 국민의힘 계열을 ‘범보수’로, 민주당 계열을 ‘범진보’라고 칭한다. 개인적으론 각각의 정당이 보수와 진보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디까지나 ‘편의상’ 그렇게 칭하기로 한다)의 후보들이 얻은 표의 수로 보면, 각각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선거이기도 하다.

윤석열 당선인의 득표 수는 1600만 표가 넘어서, 이전까지 범보수 진영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18대 대선의 박근혜 후보(15,773,128표)보다 많았다. 한편 이재명 후보의 득표 수도 1600만 표가 넘어서, 이전까지 민주당 계열의 범진보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던 18대 대선의 문재인 후보(14,692,632표)보다 많았다. 역시 그만큼 치열한 선거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장 치열했던, 제20대 대통령선거

역대 가장 많은 정당의, 역대 가장 많은 후보

이번 20대 대선이 또 특이한 점이라면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많은, 1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선거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보들은 모두 정당에 소속되어 있으며, 무소속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선거였다는 점에서도 특이하다.

이전의 대선에서도 이른바 군소 후보들이 ‘난립’을 한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 중엔 일부라도 무소속이 있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대선에서 기호(번호) 순서를 정할 땐 원내건 원외건 일단 정당 소속인 경우 앞 번호를 받게 되고(그리고 정당 이름에서 가나다 순으로 번호가 매겨진다) 무소속은 정당 소속 후보 뒤로 빠지는데, 바로 그 점에서 정당을 창당하고 선거에 임한 결과로 보인다.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없는 상위의 두 후보,

결국 그 중 한 명이 당선

국회(입법)와 정부(행정)는 분명 하는 일이 다르지만,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에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1987년의 제13대(노태우) 이후 대통령을 지낸 모든 이들이 짧든 길든 국회의원을 지낸 유경험자들.

반면 이번 선거에서 1위와 2위를 다퉜던 두 후보는 모두 국회의원으로 재직한 적이 없는 이들이었다. 그러니 누가 됐어도 최초라는 수식어는 달았을 터. 다만 윤석열 당선자는 검찰에서만 직장 생활을 했고 이재명 후보는 선출직(성남시장, 경기도지사) 공직자를 지내며 나름 업무 능력도 인정을 받았으니 그저 국회의원 경력 없다고 두 후보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선거

대통령 정식 취임 한 달도 되기 전

지방선거 실시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의 정식 취임은 오는 5월10일. 그리고 그로부터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오는 6월1일에는 제8회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임기가 있는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인 만큼 대선과 지방선거 사이의 날짜 간격은 지금까지 대략 비슷하긴 했지만, 대통령 정식 취임으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선거를 치르는 일 또한 흔하지 않았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그리고 교육감 등을 선출하는 이번 제8회 지방선거에선 경기도, 강원도, 경상남도, 제주도 등이 전임 지사 사퇴 및 3선 제한 등의 사유로 무조건 새로운 얼굴이 선출되게 되었고(그러면서 이런저런 이름들이 진작부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선거구 획정 등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대통령 취임 직후 벌어지는 선거인 만큼 여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20대 대선 결과에서 보듯 진영의 결집이 워낙 첨예하게 벌어진 터라 거대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도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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