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으로 적는다)를 네 번 봤다. ^^;; 이게 참, 희한하게 볼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네. 우선 처음 공개 직후 봤을 땐 재미있다기보단 그냥 웃기고 희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2차, 3차 시청 시엔 이전에 놓쳤던 디테일을 다시 보게 되고(그들 중 대부분은 사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바이럴 덕에 알 수 있게 된 것들이긴 하다) 노래 가사도 조금씩 익히면서 흥얼거리게 되는 식.
<케데헌>이 세계 최대의 OTT 넷플릭스에서 최고 시청 수를 기록하는 작품(영화 카테고리에서)이 되는 건 사실상 시간 문제. 주제곡인 ‘골든’은 빌보드 차트 100에서 결국 1위에 올랐고, 공개 이후 인터넷에서의 언급은 다른 그 어떤 콘텐츠와 비교해도 독보적으로 많은 수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난 부분 외에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 시청자들의 인식이 매우 호의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점 또한 <케데헌>이 부수적으로 거두고 있는 효과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케데헌>은 이처럼 (한국인 입장에서)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만 갖고 있을까? 천만에. 세상 모든 일이 그런 것처럼 매사 일장일단이 있는 법. <케데헌>의 성공에 대해 국내외 많은 미디어가 이런저런 기사를 내놓았는데, 그 중 특이하게도 지금 가장 배가 아픈(?) 것이 명백한, 어쩌면 세상 단 하나의 회사의 시각을 조명한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그 회사? 다름 아닌, <케데헌>의 제작사 소니.
소니의 비극, 10억달러짜리 케데헌 IP를 넷플릭스에 팔아버린 이유(클리앙)
(원문)PUCK/The Tragedy of ‘KPOP Demon Hunters’
원래 기사가 올라온 곳은 미국의 뉴스 사이트인 PUCK. 해당 기사는 유료 결제를 해야 볼 수 있는데(Free Trial 기간이 있긴 하다) 클리앙 유저 파이어폭스님이 고맙게도 전문을, 그것도 번역까지 해서 올린 글이 있어 링크와 함께 소개한다.
이전에도 <케데헌>의 제작사 소니가, 작품과 IP를 넷플릭스에 넘긴 내용을 다룬 뉴스 기사나 인터넷 게시판의 게시글이 있긴 했지만 위에 소개한 기사의 경우 아주 구체적인 금액은 물론이고 업계의 이면까지 조명한 기사여서 정독할 가치가 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적어도 이 정도 퀄리티의 기사라면 유료 구독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며, 국내 언론의 한심한 수준에 다시 한번 좌절하게 된다. ㅠㅠ
긴 기사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소니가 <케데헌>을 넷플릭스에 넘긴 2021년만해도 당시의 결정은 두 회사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으나 지금 돌이켜보면 소니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정말이지 무척 간단한(?) 이야기다. 기사에서 전하고 있는 내용 중에 유독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추가로 전한다. ‘만약 소니가 <케데헌>을 넷플릭스에 넘기지 않고 극장 개봉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장담할 수 있었을까?’ 엔터테인먼트 업계만큼 ‘만약’이란 말이 불필요한 동네가 또 없는데, 그럼에도 굳이 상상을 해본다면 지금보단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아무래도 극장 관람과 거실 TV 사이엔 심리적/물리적 거리감이란 것이 명백히 존재하니.
아무튼 재미있는 기사이니, 한번 읽어볼 것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