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철폐 움직임에 대한, 어떤 리액션

개봉 전부터 국내외에서 논란을 낳은 <인어공주>

지난 5월 개봉한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 주연 캐스팅에 관해 개봉 전부터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국내외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다. 희한한 것은 한국 내에서의 흥행 실패 이유에 대해 일부 외신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주의 때문’으로 조명한 것인데, 이는 다른 여러 사례(즉, 흑인 배우가 주인공인 <블랙팬서>나 <겟 아웃> 등의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한 일 등)로 진작 논박되었다.

대한민국을 다인종 혹은 다민족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나라라고 이야기하기는 분명 힘들기 때문에 평소 인종차별이라는 이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는데, 이번 <인어공주> 개봉에 따른 ‘논란’으로 인해 인식이 환기된 모습이라고 하겠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선 관심이 덜한 편이나, 미국 내에선 제법 큰 이슈가 된 뉴스가 현지 시간 6월29일 일어났다. 다인종 /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선 흑인과 라틴계 등 소수인종에 대해 대학입시에서 일정 부분 우대를 해주는 정책(이를 ‘Affirmative Action’이라고 한다. 굳이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를 하면 특별전형 정도?)이 무려 지난 50년 가까이 시행 중이었는데, 이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린 것.

이번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 전 헌법소원을 낸 단체는 SFA(Students for Fair Admissions,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 단체’). 그리고 이 단체를 이끄는 이는 올해 70살 된 전직 재무전문가인 에드워드 블럼. 그는 “(소수인종 우대정책은)법률적 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며 “정책이 차별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성토하는 시위대
재미있는 것은 백인도 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

그가 덧붙인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미국 공교육 현장에 차별적 상황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점에 대해 그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50년 가까이 지속된 제도의 본래 취지도 분명 그런 부분을 반영한 것일 터다. 분명히 소수인종 혹은 저소득층 가족의 자녀에게 입시제도 자체가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특정 인종의 학생들에게 입시에서 우대를 하는 것보다는 공교육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얼핏 옳은 말처럼 들리긴 하는데 또 반대로 봤을 땐 ‘오죽했으면 그런(소수인종 학생에 대한 입시 우대) 정책까지 시행될까’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그렇거나 말거나 이번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종의 ‘백래시’라며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무튼 미국 내에서 벌어진, 이른바 ‘인종차별에 대한 기계적 배척’에 대한 2차 배척(…)이라고 할 만한 뉴스를 소개했다. 인종차별 이슈가 앞으로 미국에서, 혹은 다른 나라에서(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