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고, 받아들여야 할 것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 결과는 기호 2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승리. 최종 투표율은 77.1%로 집계되어, 이례적이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그래도 꽤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대통령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1987년의 13대 대선에서 89.2%를 찍은 뒤 계속 낮아지던 투표율이 이번엔 상승한 것.

이번 선거가 기념비적(?)으로 남게 된 것은 투표율보단 선거에 임한 후보들의 득표 결과 덕분이다. 최종 승리를 거둔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자와 2위를 거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이의 표차는 불과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윤석열 48.56% vs 이재명 47.83%로 포인트 차이는 불과 0.73%. 실제 득표 수 차이는 약 24만 표 정도가 된다. 참고로 이번 선거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무효가 된 표는 약 30만 표라고 하고, 군소 후보 가운데에선 허경영 후보가 의외의 선전(?)을 거두기도.

당연하지만 당선자와 낙선을 한 후보의 표 차이는 역대 대선 중에서 가장 적은 수이고, 현재 원내 1당은 여전히 더불어민주당(172석)이니 5월1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은 이런 부분에서 부담을 가질 법도 하다. 하긴, 자신에게 지지를 보낸 시민의 수와 거의 비슷한 시민이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말이니. 게다가 윤석열 당선인은 선출직 고위공직자의 자리를 이번에 처음 맡게 된다.

그런데 학교 졸업하고 사시 공부하던 시절을 빼고 나머지 모든 시간을 검사로 보내며, 사실상 누군가에게 머리를 숙일 일이 없는 생을 살아온 사람이 과연 여러 사람의 의견을 조율하며 원활한 국정 운영을 펼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그런 걱정이 현실로 다가올 것 같아 더 걱정이다).

지금까지 여러 경로를 통해 노출된 그의 가치관과 인식을 보건대, 승자독식과 약육강식, 물질만능주의와 결과우선주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 오만과 아집 등의 가치에 대해 앞으로 5년간은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어쩌랴. 다수 유권자의 선택인 것을.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덧붙여서,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ㅋㅋㅋ)이 진짜로 여성가족부를 폐지할 건지의 여부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죽지 않으려면 각자도생하며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야 한다. 마치 오징어 게임 참가자처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