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M&A: 일론 머스크, 55조 원에 트위터 인수

일론 머스크에 대해, 개인적으론 도무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고 좌충우돌하는 캐릭터란 느낌이 강하지만 꼭 그렇게만 생각하진 않는 이도 많은 모양이다. 말하자면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본인의 이익 앞에선 면도날처럼 냉철한 인물이라는 것. 아마도 주식 매매 등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바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아무튼 내가 일론 머스크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인상은 트위터로 개드립(…)을 날리는 꼴을 그렇게나 많이 본 결과일 텐데, 이제 그의 평소 ‘트윗질’은 그저 싸구려 드립이 아니었단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일론 머스크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월25일, 트위터와 인수 합의를 마쳤다고 전해졌다.

머스크, 55조 원에 트위터 인수 합의(연합뉴스)

이번 트위터의 M&A 비용은 무려 4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조 원. 이 자체가 입이 딱 벌어지는 금액이긴 하지만 업계 전체로 보면 그렇게까지 큰 액수는 또 아니다. 실제로 팬데믹 상황에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흔들리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작년엔 전 세계적으로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M&A가 이루어지기도 했다(이 규모는 재작년인 2019년의 두 배를 넘은 것이다).

각설하고, 위 링크의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번 M&A가 트위터로 대변되는 온라인 담론에 향후 미치는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우선 기사에서 전하고 있는 바, 트위터가 비상장사가 된다면 미국 금융당국의 감시와 규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그 첫 번째 우려이다.

희대의 괴짜가 벌인 세기의 베팅, 과연 성공할까?

기사에서 굳이 밝히진 않고 있는 그 다음 우려는, 실제로 벌어졌고, 우리 모두가 확인한 부분에 관한 것이다. 잊을 만하면 일론 머스크 본인이 트위터로 직접 날린 (각종 코인에 관한)개드립들 덕분(?)에 각 코인들의 시세와 그가 소유하고 있는 테슬라의 주가는 그야말로 널을 뛰었고 결국 그 결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건 사실상 머스크 한 명이고 큰 손해를 본 건 회사의 주주들과 방구석 트레이더들 아니었던가!

솔직히 얘기하건대, 일론 머스크가 더 큰 부(富)의 창출이나, 사업적 성취를 위해 55조 원을 들여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본인이 이번 트위터 인수에 관해 가장 처음으로 직접 트위터에 올린(!) 글 맨 처음에서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표현의 자유’(라고 쓰고 ‘자기가 이런저런 말을 직접 할 자유’라고 읽는다)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일론 머스크 본인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올리고 있으며, 앞으로 올릴 예정인 자신의 발언에 대한 가치를 55조 원이라고 생각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 판단일 것이다. 자, 과연 그의 야심찬 베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한 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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