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 19 때문에 큰 피해를 본 분야가 많은데 그 중 유독 피해가 심했던 분야가 바로 영화 업계.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밀접한 접촉을 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 환경 탓에 개봉을 연기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미 작년, 심지어 재작년부터 개봉을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개봉을 한 경우 신통찮은 흥행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반면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사실상 거의 유일하게 호황을 누린 분야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분야. 집에서 뭐든 해결을 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며 많은 구독자들로 재미를 봤다.
올 한 해 개인적으로 즐겼던 많은 문화 콘텐츠들 가운데 일부를 단평과 함께 정리하며 보리스매거진 2021년 마지막 발행 호의 취향 카테고리를 결산한다. 개중엔 이미 진작에 공개나 개봉을 했으나 김PD가 뒤늦게 본 경우도 있다.

적지 않은 이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는데 딱히 구미가 당기진 않아서 미루다가 결국 보게 된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는 뒤늦게 내 인생 미드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흥미로운 이야기, 쫀쫀한 구성, 탁월한 배우들의 연기가 압권. 그리고 연말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보게 된 미드 중에 ‘커뮤니티’가 있는데, 이 드라마 또한 내 최애 미드가 되었다. 다만 전형적인 미국식 시트콤에서 볼 수 있는 유머 코드에 호불호는 갈릴 듯.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산 콘텐츠들이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오징어 게임’이 있을 테고, 그 외에 ‘지옥’, ‘D.P.’, ‘승리호’ 등이 있는데 그들 모두 평균 이상의 재미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옥’과 ‘D.P.’는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 상대적으로 ‘마이 네임’은 그다지…
예전에 개봉을 한 적이 있는데 그대로 재개봉을 한 ‘화양연화’가 있었고, 일부 장면을 추가 촬영하고 새롭게 편집을 해서 공개한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이 있었다. 두 영화 모두 좋았는데, 잭 스나이더 감독이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아미 오브 더 데드’를 보고는 짜게 식은 느낌.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블록버스터급 영화들도 개봉을 했으나 대부분은 애초 목표나 추정치보다 못한 저조한 성적에 울상이었다. 좋았던 작품도 있고 그렇지 못했던 작품도 있고. 한국 영화 ‘모가디슈’를 포함해서, ‘듄’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같은 영화들은 생각보다 좋았다! ‘모가디슈’를 보고선 실화의 힘이 막강하단 걸 느꼈고, ‘듄’을 보고는 티모시 샬라메는 정말 잘 생겼구나 하는 걸 느꼈으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고는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 이후 슈퍼히어로 장르가 거둔 최고의 퍼포먼스란 생각을 하게 됐다.
- 듄 리뷰: 주인공의 미모가 당위성이다(?)
- 이터널스 리뷰: ‘이터널스’가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것
- 007 노 타임 투 다이: 팬데믹 시대, 제임스 본드가 세상을 구하는 방법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리뷰: 우리의 친절한 이웃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블랙 위도우’와 ‘샹치: 텐 링즈의 전설’, 그리고 ‘007 노 타임 투 다이’ 까지는 그나마 나았다. 반면 ‘고질라 vs 콩’,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 같은 경우는 매우 안타까웠다. 특히나 IP를 생각하면, 이렇게밖에 안 나올 물건이 아닌데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체구는 작지만 똘똘한(?) 영화들에서 느낀 재미도 솔솔했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와 ‘프렌치 디스패치’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서로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지만 다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었고, 한국 영화 중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낙원의 밤’과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발신제한’ 등이 모두 그러했다.

그 외에, 올해 데뷔한 콘텐츠 가운데 나름 특별한 조명을 받을 만한 사례로는 ‘아케인’과 ‘킹덤: 아신전’을 들 수 있겠다. ‘아케인’은 지난 10년간 공개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가운데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함께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이었고, ‘킹덤: 아신전’은 향후 공개될 ‘킹덤’의 새 시즌을 기다리기 위한 좋은 징검다리가 되었다.
2022년에도 많은 영화,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공개되거나 개봉할 예정이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몇 년째 준비 중인 ‘아바타’의 신작, 그리고 로버트 패틴슨이 새로운 브루스 웨인으로 돌아온 ‘더 배트맨’, MCU 1세대 멤버 중 영화에선 유일하게 남은 토르의 신작(다른 1세대 멤버인 호크아이는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로 선보임) 등이 관심을 끄는 한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통해 다음 편 윤곽이 잡힌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 그리고 여전한 청춘 톰 크루즈 형님의 ‘미션 임파서블’ 새 시리즈 등등의 기대작들이 개봉 예정.
여러분은 이 가운데 어떤 작품이 제일 기대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