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도 취향 코너를 통해 소개한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통해, 시리즈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동안(가장 많은 작품이 아니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제임스 본드였던 다니엘 크레이그가 하차했다. 마지막 영화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이 작품에서 그려진 제임스 본드의 퇴장 장면은 대단히 장엄한 것이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본지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그리고 당연하게도,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인 이 시리즈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당연하게도, 새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007> 시리즈의 메인 제작자인 바바라 브로콜리가 얼마 전 가진 인터뷰에서 차기 본드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을 언급하면서, ‘어떤 운 좋은 배우가 지구상 수많은 남성들의 판타지를 채워줄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작자가 언급한 차기 제임스 본드 역할의 조건은 간단하다.
일단 남성이어야 할 것. 그리고 나이는 30대 이상이어야 할 것. 특정 인종은 고려치 않으며(반드시 백인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앞으로 10년 넘게 해당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야 할 것 등.
그저 원론적인 언급 정도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적어도 지난 5~6년, 혹은 그 이상 여러 영화 관련 미디어들의 관심을 모은 ‘차기 제임스 본드’는 누가 될지 점쳐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사실 바바라 브로콜리가 밝힌 조건 외에, 이전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했던 배우들이 모두 갖고 있는 암묵적인 공통점 하나가 존재한다(그리고 대부분의 영화 팬들과 미디어 종사자들도 바로 이 조건이 차기 인선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모두들 수긍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영연방 출신이어야 할 것’인데, 이 정도까지 오면 후보군은 더 좁혀진다.

이미 해당 이슈로 제작진과 미팅까지 마쳤고, 항간에는 제작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배우가 바로 애런 테일러 존슨. <킥 애스>에서 어리버리 고딩으로 나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무려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 1순위라니. 그 때만 해도 전형적인 미국 너드 고딩 같았는데 영국 출신이었네. 그 외엔 이번에 <글래디에이터 2>의 주인공 역을 맡은 폴 메스칼(아일랜드 출신)도 이름을 올리고 있고, <왕좌의 게임>에서 바라테온 가문의 참 무모한 맏아들 역을 맡았던 리차드 매든(스코틀랜드 출신)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한편, ‘흑인 제임스 본드’의 가능성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높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브리저튼>에서 참 매력적으로 나온 흑인 배우 레게 장-페이지(이름 때문에 프랑스 혈통이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영국 출신이라고)가 느끼한 목소리로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하는 대사를 치는 장면은 꼭 보고 싶다. ㅋㅋㅋ 그리고 또 다른 흑인 배우론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레블 리지>에서 은근히 매력적인 모습이었던 주인공 에런 피어(영국 출신)도 나름 후보에 오르고 있다고.
<007> 시리즈의 제작자인 이온 프로덕션에선 차세대 제임스 본드 인선(?)을 마무리하고 적어도 내년에는 새 작품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제임스 본드는 과연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