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입니다만, 존중해주시죠? 사이버 인플루언서 로지(Rozy)에 관한 생각

사이버 모델 로지

광고 모델에 관한 이론적 연구에 있어서, 유명인(Celebrity)을 모델로 기용할 때 중요하게 언급되는 부분은 그 모델의 매력도(Attractiveness)이다. 매력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광고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대해 수신자(소비자)가 더 집중해서 주목을 하기 때문.

매력도란 것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있다 하더라도 광고대행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모호한 개념이긴 하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보편 타당하게 받아들이는 얼마간의 지표가 존재할 수는 있을 것이다. 조용필이 괜히 국민 가수 소리를 듣는 것 아니고, 유재석이 괜히 국민 MC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닐 테니.

작년 8월 태어나서(?) 4개월 후인 12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며 올 여름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사이버 모델이자 인플루언서, 로지(Rozy). 말 그대로 가상의 인물이지만 어지간한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인이면서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을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한편, 적지 않은 매출(!)도 올리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로지와 로지의 가족(?)인 제작진들. 왼쪽부터 백승엽 싸이더스 스튜디오X 대표, 차아영 CD, 로지, 김진수 이사, 이유리나 감독, 이인혜 작가(사진 출처 조선일보)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로지는 분명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이지만 소위 말하는 ‘인형처럼 예쁜’ 얼굴이라고 하긴 힘들다. 그러나 철저하게 ‘보여지고 소비되는 셀럽’으로 기획된 존재라는 가치의 측면에 비추어 보면 왜(‘어떻게’가 아닌, ‘왜’라는 질문이란 점에 주목하자) 로지가 지금의 외모를 소유하게 된 것인지 잘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어차피 ‘만드는’ 얼굴인데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기가 막힌 미모를 만들 수가 없을까? 기사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이제 가상 연예인 같은 경우 제작 기술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진 않는 시대가 되었다(참고로, 로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그래픽 이미지인 것은 아니고 신체는 대역 모델을 따로 두고 얼굴 부분에만 그래픽을 입히는 식으로 제작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전에도 로지 같은 사이버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결국 그들이 시장에서 모두 퇴출이 되어버린 상황은, 그래픽 기술력의 부재라기보단 기획력과 마케팅, 즉 프로덕션의 부재가 그 원인이 되었음을 입증한다.

덧붙이면 기업에서 연예인 모델을 기용할 때 그 모델의 인지도와 매력도 외에 평판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 지 오래. 말하자면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도 로지 같은 가상 셀럽이 광고 시장에서 더욱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로지는 오늘도 인스타 등의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더 많이 얼굴도 알리는 한편으로, 코시국에 못 가는 해외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하고 카페에서 갬성 사진도 찍고, 암튼 열일 중이다.

취향입니다만, 존중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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