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화가의 좋아하는 작품들

코로나 시국이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밀폐된 공간을 피하다 보니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회 같은 것도 자연스레 멀리 하게 된 게 안타깝다. 그래도 예전엔 전시회나 사진전 등등을 챙겨가며 가보고 한 적도 있는데.

하루속히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잡히고, 예전처럼은 못하더라도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화가의 좋아하는 작품들 몇 편에 관한 이야기.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 ‘밤을 새우는 사람들(Nighthawks)’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 ~ 1967)는 모더니즘 계열의 미국 화가로, 주로 도시의 감성을 듬뿍 담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대표작은 ‘밤을 새우는 사람들’(원제 Nighthawks). 이 작품은 내 방 벽에 커다란 레플리카가 걸려있고(이 그림을 보신 노모 왈: ‘어떻게 그림을 걸어놔도 꼭 술 먹는 그림을… 쯧쯧’) PC 모니터와 노트북의 배경화면이기도 하다.

덧붙이면 저 그림을 좋아한다고 사람들한테 소개를 하니까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좀 있었단 점이 희한하다면 희한한 점. 데이비드 호크니가 훨씬 비쌀 텐데.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 ~ 1997) ‘행복한 눈물(Happy Tears)’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 ~ 1997)은 앤디 워홀, 키스 헤링 등과 함께 대표적인 팝 아트 화가이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행복한 눈물’(원제 Happy Tears)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미망인 홍라희 여사가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원본이 한 때 리움미술관에 있었다는 소문이 퍼진 적이 있다.

그리고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에는 또 다른 스토리도 있다. 바로 고 노회찬 의원에 관한 이야기. 삼성전자에서 근무 중 직업병을 얻어 몸이 망가지고 급기야 사망에 이른 노동자들이 많다는 사실에다 위의 소문을 한 데 묶어 논평을 하며, “이 ‘행복한 눈물’은 과연 누구의 눈물입니까?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들과 그 유가족의 눈에서 정녕 행복한 눈물이 흐를 수 있습니까?”라고 일갈한 것.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 ~ 1653) ‘유디트(Judith)’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 ~ 1653)는 바로크 시대의 여성 화가. 저 작품 ‘유디트’가 가장 유명한 대표작이면서 또 다른 이유로 유명해진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 선생이었던 부친의 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 여성 인권이란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 그녀는 용감하게도 이를 폭로하고 가해자를 고발했는데 엉뚱하게 그 과정에서 심각한 2차 가해(그녀는 증언을 입증하기 위해 심지어 고문까지 받았다)를 당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개인사가 이후 작품 활동에도, 수 세대를 지난 후 페미니즘에까지도 큰 영향을 주었다.

참고로 ‘유디트’란 작품의 테마가 된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클림트 같은 다른 유명 화가들도 작품으로 많이 남겼다. 그렇지만 그 어떤 작품도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작품이 주는 강렬한 인상을 따를 수가 없지.

여러분은 어떤 화가의, 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나요? ^^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