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 대신, (약간의)불편함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서기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되었고, 미국에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한 해. ‘절규’로 유명한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가 태어난 해이기도 한 1863년에 있었던 일 한 가지에 대해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한다.

1863년은 처음으로 플라스틱이 발명된 해다. 플라스틱이 완전히 썩어서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되려면 약 500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발명된 플라스틱은 아직도 썩지 않고 어딘가에서 굴러다니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니… 저절로 몸서리가 처진다!

오는 4월1일부터는 대한민국 내의 모든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지난 1월5일 환경부가 개정 및 발표한 ‘일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 시행규칙에서 이처럼 정해진 것이고, 또한 이 시행규칙에 따라 오는 11월부터는 일회용품 규제대상의 품목과 업종이 확대될 예정.

이번 정책에 대해 개인이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와는 무관하게, 플라스틱의 사용량 자체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단일 업종으로 가장 많이 운영되는 자영업 업종이 바로 카페(2021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약 9만여 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집계된다)이기 때문.

게다가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외식을 자제하고 배달음식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져서(그러면서 ‘배민’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 플랫폼의 공세적 확장에 따라) 플라스틱 폐기물을 비롯한 일회용품 사용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환경부는 2020년 동안 전년 대비 늘어난 폐기물 양이 플라스틱의 경우 19%, 비닐의 경우 9%, 스티로폼 등 발포수지류는 14%에 이른다고 밝혔다.

자, 소비자 개인에게 있어선 당연하게도 약간의 불편함이 초래될 것이 자명하다. 요즘은 어딜 가도 개인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지만 모두가 항상 텀블러를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갑자기 약속이 잡히거나 카페에서 간단하게 미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찬 음료(아이스 아메리카노 등을 포함한)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 대한민국 시민들은 더더욱 빨리 마실 수 있는 찬 음료를 지금보다 더 많이 마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력이 발동되고… ㅋㅋㅋ

어쨌거나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자. 잠깐의 편리함 대신, 약간의 불편함을 선택하고 감수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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