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는 <기생충>

<기생충>이란 영화 한 편이 거둔 문화적 성취가 더욱 풍요로워졌다.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시사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현재 전세계에서 활동 중인 영화 감독과 배우 및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이 생각하는 21세기 들어 최고의 영화는 무엇입니까?”

그 조사 결과가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월27일 발표되었다. 100편의 영화 리스트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바로 <기생충>.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을 두고 “가진 자와 없는 자에 대한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한 맹렬한 질책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언급에 대해 지극히 동의하며(ㅋㅋㅋ), 개인적으로 한국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이번에 다시 한번 좋은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낀다.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기생충>

처음 <기생충>을 봤을 때 생각이 난다. 사전 정보가 거의 없이 개봉하는 날 관람을 하고서, 그저 먹먹했던 기억. 진짜, ‘내가 앞으로 영화를 보면서 이런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 솔직히 이후에도 두 번 정도를 더 봤지만, 처음 봤던 때의 그 강렬하고 충격적인 느낌은 조금 덜했던 점도 고백해야 되겠고. 예전에 영화를 보고서 남겼던 짤막한 글을 다시 열어보니 6년 전의 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히치콕, 김기영, 이시이 소고 같은 이름들이 스쳐 지나가는 한편으로 막상 그 감독들의 그 어떤 영화와도 다른 매력이 있다. ‘봉준호 영화의 장르는 봉준호 그 자체’란 말이 있는데, <기생충>에 와선 그런 표현조차 무색하다. 그러니까 ‘<기생충>의 장르는 바로 <기생충>’.

참고로 이번 뉴욕타임스의 21세기 영화 100편 리스트엔 또 다른 한국영화, <올드보이>(43위)와 <살인의 추억>(99위)이 들어있다. 두 편 모두 순위가 너무 낮은 거 아닌가? 흠흠. 그리고 왜 하필 ‘21세기 영화’를 기준으로 했을까?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1세기 들어 영화의 제작과 유통, 소비 등의 방식 등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이 시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고, 비교적 최근의 작품들을 많이 접한 영화 팬들과 더욱 밀접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늘 밤엔 지금 보고 있는 <오징어게임> 마지막 시즌의 남은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나서 <기생충>을 한번 더 볼까 생각 중. 아,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이선균 배우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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