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

본지 뉴스 꼭지에서 전쟁 이야기를 하게 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당연히 마음은 착잡하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소중한 재산을 잃을 수밖에 없는 전쟁이란 모두에게 상처만을 남길 수밖에 없기 때문.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월13일(금요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 및 군사시설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해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다. 작전명은 ‘일어나는 사자(Operation Rising Lion: 성경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끔찍한 행위에 성경 구절을 잘도 갖다 붙였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또한 이어져서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불과 사흘 정도의 기간에 300명 가까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왜 갑자기 이란을 때렸을까? 세계의 화약고 소리를 듣는 중동 지역의 분쟁이 하루 이틀 사이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일에 있어선 크게 두 가지 이슈가 얽혀있다고 보면 거의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우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점이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부패와 독직 혐의를 받았고 실제로 재판도 벌어지는 중이어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총리직에서 내려오자마자 감방행이 예정되어 있다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 그런 그이기에 위기를 돌파하려고 타국과 전쟁을 불사하는 것이란 시각인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개인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린 지난 역사에서 그런 경우를 꽤 많이 봤다. 가깝게는 윤석열도 비슷하지 않은가?

사진 출처 연합뉴스

그리고 이란의 핵 위협이 실제로 다가왔기 때문(물론 이스라엘 입장에서 봤을 때)이란 점도 있다. 이번 이스라엘의 포격에서 처음으로 타깃이 된 곳이 바로 나탄즈에 위치한 핵 시설이고, 국제사회는 이란이 북한 등의 국가와 함께 ‘사실상 핵을 보유한 국가’로 인정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덧붙여서 작년 7월에 선출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자국의 핵 개발 때문에 이어진 서방의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한 사람이기도 하고(그게 그의 가장 큰 공약 사항이었다).

어쩌면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분쟁 사태 후 이어진 이야기들이… 더 한숨 나오게 만든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첫 포격 직후 가족과 함께 그리스로 피신했다고 하고(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말도 있는데, 적어도 현재 인터넷을 통해 최대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에 근거하자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국제사회의 비우호적인 시각이 굳어지는 상황이다. 이란도 이란 나름대로 문제가 있으니 은근히 허약한 국방력이 이번에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스타일을 잔뜩 구겼고, 지속적인 보복 공격도 어려워진 지금 시점에선 오히려 비대칭전력인 핵 개발에 더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고.

게다가 이번 사태를 나름 수습하겠다고 나선 인물들의 면면도 정말 주옥 같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하나같이 절레절레. 그저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더 이상 큰 불똥이 튀면 안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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