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는 과학 분야는 누가 뭐래도 Chat GPT 같은 이른바 ‘생성형 인공지능’일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에 대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고, 실제로 일반인들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기업들의 투자도 많고 기술적 성취 또한 이뤄낸 분야가 바로 로봇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성인의 평균 신장과 비슷한 크기의 이족보행 로봇이 짐을 옮기거나, 뛰어다니거나, 심지어 재주까지 넘는 동영상을 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영상들 중 일부는 CG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실제 영상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텐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근거를 굳이 대자면 ‘CG보다 실제 로봇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기특한(?) 로봇이 사회 각 분야에 보급되어 인간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까진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로봇의 보급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이라면, 역시나 가격. 앞서 언급한 영상들에 출연한 로봇들의 ‘몸값’은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백 억에 달하는 수준이다. 당연하지만 그런 로봇들은 연구진으로 참여한 많은 석/박사들이 수공업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비싼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로봇의 몸값이 극적으로 낮아질지도 모르겠다. 이족보행 로봇 ‘디지트(Digit)’를 생산하는 미국 개발사 애질리티 로보틱스가 올 연말 ‘로봇을 대량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고 가동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로봇을 생산하는 공장이니 당연히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가 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고, 약 500여 명 정도의 인원이 고용되어 연간 1만 대에 달하는 로봇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떤 제품이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까지 자동차는 사람들에게 ‘그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신기한 물건’ 정도의 인식이었을 것이다. 마치 지금의 로봇처럼.
자, 그래서 과연, 사람을 대신해서 택배 상하차 작업도 하고, 아이와 노인을 돌보기도 하고, 운전을 대신하고, 나아가서 사람의 욕구에 철저히 복무하는 로봇을 쌈짓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휴머노이드형 로봇까지는 안 되더라도, 현재 장난감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로봇 반려견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의 반려 로봇 같은 경우는 그래도 금방 살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