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건 휘하의 DC, 모든 것을 바꾼다

마블에선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시리즈를, DC에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했던 제임스 건 감독이 DC 필름스의 공동 대표로 가게 된 이후 그의 첫 공식 행보가 공개됐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꾸는’ 매우 큰 스케일의 작업. 이전까지의 DCEU(이 명칭도 이제 ‘DCU’로 바뀌었다) 영화에 출연했던 헨리 카빌(슈퍼맨), 벤 애플렉(배트맨), 갤 가돗(원더우먼), 제이슨 모모아(아쿠아맨)은 물론, 재커리 리바이(샤잠)와 드웨인 존슨(블랙 아담)까지도 모두 하차하게 된다!

제임스 건 DC 필름스의 공동 대표는 이와 같은 내용의 신규 프로젝트 소개 영상에 직접 출연했고, 세부 일정도 공개했다. 참고로 이미 크랭크업 후 모든 작업이 완료된 <샤잠! 신들의 분노>와 <더 플래시> 정도까진 그대로 개봉을 하고, 그 이후에 진행될 프로젝트부터 위에 이야기한 사항이 적용된다(덧붙여 아쿠아맨 역의 제이슨 모모아는 다른 캐릭터로 변경된다).

이 얼굴들을, 이제 더는 볼 수가 없다(제이슨 모모아는 제외)

또한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DCU라는 이름표를 달고 새롭게 시작하는 영화들에 새롭게 캐스팅되는 배우들은 영화는 물론 드라마, 게임 등의 모든 확장 콘텐츠에도 출연하게 된다고. 당연히 장기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보니 이전처럼 이미 유명하고, 얼굴이 잘 알려진 배우보다는 나이도 젊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며 몸값도 그리 높지는 않은 배우들이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등에 캐스팅될 것으로 보인다.

※ 작년에 개봉한 로버트 패틴슨 주연 <더 배트맨>의 경우, DCU에 포함되지는 않고 계속 단독 작품으로 나오게 된다. 현재는 속편의 프리 프로덕션이 시작됐고 2025년 개봉 예정이며 한 편이 더 나올 예정. 또한 현재 속편이 촬영 중인 <조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DCU에 포함되지 않는다. 덧붙여서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흑인’ 주연의 슈퍼맨도 마찬가지로 단독 작품으로 진행될 예정.

더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 뭐, 좋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까지 DC가 해왔던 걸 생각하면 팬 입장에선 ‘지금 이 친구들이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거지?’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는 걸 고백한다. <맨 오브 스틸>과 <저스티스 리그>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야 도중에 ‘어른의 사정’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그 외에 도대체 DC가 뭘 더 보여줬나? 이 정도면 마블(MCU)하고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민망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마블의 경우를 보자. 최근 들어서야 기운이 빠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10년간 쌓아 올린 드라마가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에서 엄청난 카타르시스로 팬들에게 전달되어 ‘마블뽕’에 취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게다가 MCU가 득세하던 시절로부터도 이미 한참이나 멀어진 느낌도 든다. 쉽게 말해서 ‘슈퍼히어로’ 장르의 영화가 이제 더 이상 흥미롭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우리나라의 경우 한때 ‘마블민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큰 인기를 누렸지만, 주력 관객의 연령대를 낮추는 데에는 솔직히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슈퍼히어로 장르의 거품이 빠지는 것도 이미 진작부터 예견되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론 무엇보다 헨리 카빌의 슈퍼맨 복귀가 불발된 것이 못내 아쉽다. 재기발랄한 제임스 건 대표가 나름 심사숙고를 한 결과일 텐데, 솔직히 위 영상에서 이야기한 DCU 작품 그 어느 것 하나 크게 기대되지 않는 것이 사실. 오히려 앞서 이야기한, DCU에 포함되지 않는 <배트맨>이나 <조커>나 <슈퍼맨> 등의 단독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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