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정말 어렵고,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

현지 시간으로 지난 10월6일, 뉴욕에 있는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에서는 조금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가 역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이라고 쓰고 사실이라고 읽는다)에 대해, 인권이사회에서 특별 토론회를 여는 방안이 표결에 올랐는데 최종 결과는 부결. 당연히 중국은 쾌재를 불렀고(그러면서 덧붙이길 ‘잘못된 사실관계로 중국의 정치 상황을 흠집 내려는 시도’라고 했다) 해당 결의안을 제출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형식적인 프로세스가 ‘투표’이고 ‘표결’이지, 사실상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을 고발하는 내용의 제스처였단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중국 내의 몇 명 정도를 제외하고) 없을 것이다. 어쨌든 투표 결과는 토론회 반대 19표, 토론회 찬성 17표, 그리고 기권 11표.

이미지 출처: 앰네스티 홈페이지(amnesty.org)

우선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 우리나라도 명색이 투표권을 가진 유엔 이사국인데 과연 찬성표를 던졌을까, 아니면 반대표를 던졌을까? 그도 아니면 기권이었을까? 주 제네바 한국 대표부는 해당 결의안에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최근 IRA 등으로 미국과 다소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던 현 정권의 움직임에 반하는 액션으로, 다소 의외(?)인 모습이었다.

어쨌든 인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지고의 가치일 수밖에 없는 인권을 탄압하는 일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언제나 그랬듯 강대국이 좌지우지하는 약육강식의 국제정세 속에서, 꽁한 중국이 이번 일로 언제 이상한 강짜를 부릴지 모른다는 것.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는 말이 아마도 중국에서 온 말이었지? 그런 생각을 하니 괜히 으스스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외교란 게 정말 어렵고,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는 모양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주변에 강대국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데, 안 그래도 중차대한 요즘 같은 때 대한민국 외교 일선에 있다는 자들이 신뢰를 주기는커녕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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