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도로 발전한 인간의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로봇이, 인간을 멸망시키고 반란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이젠 정말 흔하디 흔한 이야기가 됐다. 그게 어느 정도로 ‘흔한’ 이야기인고 하니,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적인 존재라는 뜻의 ‘로봇’이란 말이 사상 최초로 쓰인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체코 작가인 카렐 차펙의 작품. 그가 ‘로봇’이란 말을 최초로 만들어낸 인물이고, ‘로봇’이란 말은 체코어의 ‘로보타 robota’, 즉 ‘일을 하다’라는 단어에서 왔다)에서부터 로봇은 반란을 한다(!). 그러니까, 어쩌면 로봇은 태생적으로 인간에게 반기를 들기 위해 태어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이후에도 정말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이 수많은 작품에서 그와 비슷한 내용이 쏟아지며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 뭐, 그렇긴 한데, 앞으로 당분간은(?) 안심해도 괜찮겠다. 로봇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로봇은 세상을 지배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아메카(Ameca). 아메카는 이미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치안 엑스포에서 열린 CES 2022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영국의 로봇 제조사인 엔지니어드 아츠社에서 제작한 로봇인데, 사진에서 보듯 마치 사람과 흡사한 표정을 직접 지을 수가 있다.
그런데 아메카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은 다른 데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아메카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도 할 수 있는데, CES 2022에서는 한 관람객이 아메카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자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저는 로봇이라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만약 제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을 거예요. 당신은 행복한가요?”
라고, 듣기에 따라선 다소 섬뜩할 수도 있는(…) 청산유수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런 아메카가 직접 인류의 우려를 다독이기 위해 나선 것(?).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현지 시각 9월13일, 엔지니어드 아츠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메카의 근황을 전했는데 회사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아메카가 직접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로봇은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봉사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왔습니다. (사람을)대체할 수는 없습니다”(There’s no need to worry, Robots will never take over the World. We’re here to help and serve Humans, NOT replace them)
위 영상에서 약 4분30초 정도부터 해당 언급이 나온다. 당연하게도, 제작사 엔지니어드 아츠에선 본 영상 속 아메카의 말은 ‘사전에 녹음되거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과의 실시간 대화 내용’이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숱하게 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과 만화와 애니메이션 속 악당이 그와 동일한 말을 한 걸 기억한다. ㅋㅋㅋ
어쨌든 현재까지는 인류가 보유한 로봇 중 최고로 발전된 형태의 로봇이 인간을 ‘안심시키는’ 광경을 보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듯하다(?). 그러니 어느 날 갑자기 로봇청소기(사실 이 단어도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는 조어이지 않은가? 로봇을 청소한다는 것도 아닌데. 따지고 보면 ‘청소 로봇’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은가 이 말이다)나 공기청정기, 조명 시스템 등이 반란을 일으켜서 인류 전체를 멸망의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일은 없겠다.
우리는 우리 살 궁리나 제대로 하면서 살아야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