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고등학교에서는 배워야 할 것들

오늘 뉴스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사실 뉴스 카테고리에 어울릴 만한 이야기는 아닌데 그래도 나름 생각한 바가 있어 언급을 하려고 한다. ‘뉴스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무엇보다도 최근의 일이 아니라는 것. 시점을 굳이 밝히자면 작년 연말의 일이니 뉴스의 여러 가치 중 ‘신속성’ 부분에서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과 과정에 관한 이야긴데 일단 고등학교는 졸업한 게 까마득한 옛날의 일이고(…) 미혼인 데다 당연히 아이도 없으니 학부모도 아닌 터라 작년에 뉴스 미디어에서 다뤄졌을 땐 미처 관심이 가질 않았던 것.

이야기인즉 각급 학교 교과과정에 금융 관련 교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커리큘럼을 신설 및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그것이 작년 연말의 일로, 애초 예정은 올해부터 그와 같은 일이 진행되었어야 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기사 링크를 참고.

각급 학교 교과과정에 신설 혹은 강화되는 금융 관련 과목

중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보면, 성적이 아주 좋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범생’들 중에는 국, 영, 수,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과학 과목 중 물리나 화학 같은 과목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사회는 은근히 마이너(?)에 속하는 과목이어서(입시에서 배점이 높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그다지 열의를 보이지 않았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그런데 나는 그때 사회를 참 좋아했다(?!). 청개구리 같은 성향은 그때부터 보였던 건가. 아무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정치, 역사, 사회제도 같은 것들에 관심이 많아서 종종 선생님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적도 있었고 관련 자료를 학교 도서관에서 열심히 찾았던 적도 있었다. 웃기는 건 그 와중에도 경제 관련 단원만 나오면, 그때나 지금이나 수학(이라고 쓰고 산수라고 읽는다)에는 약해서 갑자기 의욕이 팍 식어버렸던 기억도 나고. ㅠㅠ

아무튼, 좋다. 금융 관련 과목이야말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끝내는 게 아니라 사실상 평생 공부하고 실천해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 나이인 만 18세만 되면 주민등록증도 나오고, 부모의 동의 없이 결혼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직업을 갖고 일을 해서 소득을 올릴 수도 있는데, 솔직히 일생 동안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고3 학생들 중에 이자의 개념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아이가 전국에 몇 퍼센트나 될까? 하다못해 간접세와 직접세의 차이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을 할 수 있는 아이는 또 전국에 얼마나 될까? 물론 성인 중에서도 그 비율은 높지 않다는 쪽에 1백만원쯤 베팅할 수도 있다.

적어도 고등학교에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과목, 바로 ‘금융’

금융위원회가 되었든 교육부가 되었든(아 근데 하필 교육부는 지금 수장이 공석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사실상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금융 관련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일은 당연히 칭찬이 아깝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일선 교육 현장에서의 상황. 초중고 12년 내내 수업시간에 잠만 자다가 졸업을 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은, 아이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더 많은 내용을 알기를 원하는 시간에 선생님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정적으로 가르침에 임한다는 것. 정말 바라건대, 전국의 각급 학교에 재직 중인 사회선생님들 가운데 수업 시간에 금융 관련 단원이 나올 경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주는 선생님이 한 분이라도 나오면 좋겠다.

“오늘 단원에 나오는 내용은 아마 입시에는 크게 다뤄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회라는 과목 자체가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과목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만은 꼭 알아두면 좋겠다. 너희들 대부분이 나이 먹고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든 아니면 곧바로 직장에 취직을 하든, 누구에게든 반드시 필요한 건 결국 은행 계좌일 거야. 어쩌면 오늘 이후에, ‘금융’에 관해 공부를 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수업을 받는 일이 전혀 없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 내 장담하는데, 앞으로 인생 살아가면서 정말 심각한 문제를 겪는 사람일수록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을 거야. 한 시간만 정신 똑바로 차려보자. 자, 책 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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