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리스 매거진 41호 뉴스 꼭지를 작성하고 있는 2022년 7월12일은 ‘운전자의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첫 날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오늘부터 운전자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할 때 앞의 신호가 어떤 색이든 반드시 정지 혹은 서행을 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우회전 시 어떤 경우에 일시 정지를 할 것인지 혹은 서행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위의 이미지에 자세히 나와있다. 우회전 시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보행자 외에 ‘건너려고 (시도)하는’ 보행자가 있어도 일단 정지를 해야 하는데, 일일이 구분하기 힘드니 그냥 모든 경우 반드시 정지 혹은 서행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선 말할 것도 없이 무조건 일시 정지.
오늘부터 새 도로교통법이 시행되긴 했지만 한 달간은 계도기간으로, 벌점이나 과태료가 직접 부과되진 않는다. 그러다가 한 달이 지나면 번개 같은 속도로 벌점 혹은 과태료가 매겨지겠지.
확실히 요즘 운전을 하다 보면, 예전에 비해 보행자의 안전을 중심에 둔 모습이 보이긴 한다. 학교 앞에서 시속 30km 및 시내에서 50km 속도 제한은 이제 거의 완전히 정착한 모습이고, 또 동네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요새 길거리 곳곳에 회전교차로가 새로 설치되는 경우도 많은 듯. 회전교차로는 운전자 입장에선 어떤 경우 주행을 하고 어떤 경우 양보를 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지만 그런 상황과는 별개로 확실히 자동차 주행 속도는 줄어드니 보행자는 그만큼 안전해진다고.
궁금한 것은,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교통사고가 과연 얼마나 나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여러 통계가 있는데, 단순 접촉사고부터 인명 손실이 난 사고까지 모두 살펴보기는 힘들고, 관련 자료를 좀 찾아보니 ‘자동차 1만대 당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덧붙이면 이 통계는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 평균보다는 확실히 높은 수준이다. 1위 칠레와 2위 멕시코가 넘사벽 수준이라 그렇지(그나저나 칠레 운전자들은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건지… 나라가 길쭉해서 도로가 제대로 나 있질 않은 건지 어쩐 건지 원) 전체 평균을 보면 결코 낮지 않은 수준. 이 통계는 2019년의 것인데, 국토교통부가 작년까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거의 30%가 넘게 감소했다고 한다(2016년 4,292명 > 2021년 2,900명 / 잠정치). 이는 국토교통부의 교통사고 조사 통계로 보면 역대 최저치 수준인데, 그래도 앞선 그래프를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까 여전히 우리 모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시스템은, 더 많이 필요한 것.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요즘 길에선 심할 정도로 난폭하게 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만나는 일은 확실히 예전에 비해 줄어든 느낌. 예전 같으면 맨 바깥쪽 차선에서 우회전 대기를 하는데 앞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으면 뒤에서 금방 ‘빵빵!’ 하고 클랙슨이 울렸는데 요즘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에 대해서도 운전자들 사이에 인지가 잘 된 듯한 느낌.
어쨌든 우리, 조금은 느긋해져도 좋지 않겠습니까? 특히 우회전을 할 때 말이죠. 더 안전한 사회로 가기 위한 발걸음, 아니, 자동차의 주행(…)이라고 생각을 하자구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