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해외에서 전해진 묘한(?) 뉴스에 관한 이야기 한 자락. 삼성전자가 신상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갤럭시 워치를 홍보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모션을 영국에서 시작했는데, 해당 광고 내용이 현지에서 논란을 낳아 부득이하게 광고가 중단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광고는, 한 젊은 여성이 새벽 2시에 길거리에서 조깅을 한다는 그저 단순한 내용이 담겼을 뿐이다. 그런데 논란이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여(?) 광고 영상을 찾아보려니 실제로 유튜브에선 해당 광고 영상을 찾아볼 수가 없고 ‘그 논란’을 언급하는 내용의 영상만 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루트로 찾아보니 영국의 시사 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의 홈페이지에 해당 영상이 올라온 걸 볼 수 있었다.
(위의 이미지나, 바로 위의 링크를 클릭하면 광고 영상을 볼 수 있다)
위 링크에서 영상 전체를 볼 수 있으니 과연 논란이 생길 만한 내용의 영상인지의 여부에 대해, 독자 여러분이 직접 살펴보고 판단하기 바란다.
아무튼 해외, 자세히 말하자면 해당 광고를 통한 프로모션이 실시된 영국에서 논란이 된 표면적인 이유는 ‘여성의 안전에 대해 둔감하고, 비현실적’이란 지적인 것이다. 런던에서 새벽 2시에, 젊은 여성이 혼자 길거리를 다니는 일 자체가 매우 위험한 일이고, 실제로 영국에선 작년에 한 30대 여성이 늦은 시간 홀로 귀가를 하다가 범죄자에게 납치와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그리고 영국 바로 옆의 아일랜드에선 올해 1월 한 20대 여성이 오후 시간에 동네에서 산책을 하다가 마찬가지로 납치와 살해를 당하는 사건도 벌어졌다고 한다.
끔찍한 사고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에겐 유감을 표한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치안 환경은 해외 각국에 비해 얼마나 안전한 수준인지 새삼 돌이켜보는 사례가 되었다는 점에서 참 기분이 묘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모든 시민이 모든 순간 100% 안전함을 느끼고 있다곤 하기 힘들지라도, 적어도 번화가에선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일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는 거의 극소수 아닌가.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 말인데, 늦은 밤에 여성이 혼자 다니기 위험하다고 느낄 만한 동네는 남성도 마찬가지로 혼자 다니기 위험하다고 느낄 만한 동네라는 것이다. 장진 감독이 극작을 한 연극 <택시 드리벌>에는, 험상궂은 남자 여럿이 한꺼번에 택시에 탑승을 하자 ‘저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나를 해코지할지 모르는’ 상황에 맞닥뜨린 택시 운전사가 조마조마해 하는 상황이 코믹하게 그려져 있다.
만약 똑 같은 내용의 광고를 통한 프로모션이 국내에서 진행됐다면,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과연 어땠을까? 내심 궁금해진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한 마디: 세상엔 참 여러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의 생각이란 서로서로 정말 많이들 다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