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예비 대통령, 이유가 고작 이건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가능성 제로”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러면서 덧붙인 이유는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약의 실천이라는 점과, 현재의 청와대에선 국민과의 접점을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도 밝혔다.

사실 현직인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이른바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언급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 광화문 청사(정식 명칭은 정부서울청사)에 근무하면서, 퇴근하면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과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친근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미였는데, 결국 광화문 청사 근무는 무산되었다. 그 이유는, 당연하지만 경호 및 보안상의 문제. 그리고 건물 자체가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실사용에 불편이 따른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한 몫을 했다.

그런데 이제 새 대통령이 될 당선인은 ‘굳이’ 청와대를 들어가지 않겠다고 한 것. 그도 광화문을 언급했으나 이미 앞서 이야기한 이유들로 사실상 백지화되었으며 남은 선택지 중 그나마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안은 용산의 국방부 청사. 실제로 군 당국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통령실이 국방부 청사를 사용하는 내용에 대한 보고를 이미 마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렇다면 현재의 국방부는? 국방부 자체를 충남 계룡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있지만 인수위원회는 국방부 이전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알려진다.

차라리 세종시로 가겠다면 오히려 별 문제 없을 수도. 위의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어쨌든 여전히 남는 의문은 ‘도대체 왜?’라는 것. 현재의 청와대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대통령 당선인이 굳이 밝힌 이유는, 말하자면 국민과 더 원활하게 소통을 하고자 한다는 것인데, 요즘 가뜩이나 비대면 시대에 소통(?)을 하려고 굳이 사람 많고 길 막히는 서울 한복판에서 집무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연할 따름이다. 그리고 어차피 있던 걸 치우든, 없던 걸 채워놓든 ‘싹 바꾸는’ 일이 필요한데 그게 가정집 이사 가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집무실이라면 한두 푼 드는 것도 아닐 텐데 당선인 혼자만의 ‘의지’를 내세워서 꼭 그렇게 해야 할 일인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선인은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그냥 백수(?)일 뿐이고 대통령으로서의 정식 취임은 오는 5월10일이며 그 누가 뭐래도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진 국군통수권자는 제19대 대통령이다. 당선인 신분으로 청와대를 이전하네,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에 마련하네 하는 것 자체가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당선인의 부인이 과거 한 기자와의 통화 중 “청와대 터가 안 좋으니 옮겨야 한다”고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중이다. 말하자면 풍수지리에 의거하여 청와대를 옮기는 것 아니냐는 말인데, 이게 21세기 대명천지에 도무지 있을 법한 일이냐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게다가 ‘국민과의 소통’을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세간에 이런 이야기들이 떠도는 와중이라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오히려 고쳐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구중궁궐’ 청와대를 벗어나고자 했으나 일부 국민께서 우려하시는 바도 있고 경제적 손실도 피하기 위해 기존 청와대에서 계속 업무를 보겠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말이다.

아, 물론 ‘제정신’을 가진 사람의 경우라는 말이지.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사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은 퇴임하는 대통령보다도 지지도가 낮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이다. 아마 세계 역사상으로도 드물 듯한데…

도대체 청와대를 극구 마다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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