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

지난 9월30일 발행된 조선일보 노동조합(조선일보 내에도 ‘노조’란 게 있다!) 이 노보에는 마감과 단독 압박 등의 업무 스트레스와 함께, 기사에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쏟아지는 인신공격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적지 않으며, 이에 대해 회사(조선일보)가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바로 다음날인 10월1일 다음(DAUM) 포털을 통해 전해지자 곧바로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고, 한 달이 가깝게 지난 지금은 8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댓글은 조선일보와 기자들을 성토하는 내용. ‘자기들이 쓴 기사로 인해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은 이들은 나몰라라 하면서 앓는 소리를 한다’는 식의 댓글이 사실상 대부분이다.

길게 따질 것도 없이 대한민국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는 처참한 수준이다. 언론자유지수와 신뢰도를 평가하는 국경 없는 기자회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주요 40개국 가운데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꼴찌다. 그것도 5년 연속으로!

대한민국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한 순간에 끌어올릴 수는 없을까? 세상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듯, 이 또한 그렇게 속 시원한 해결책은 존재하기가 힘들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언론중재법을 더 보완하고 정리해서 통과시키거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미디어 바우처(펀드를 조성하고 시민들이 선택한 ‘좋은 기사’와 언론사에 대해 지원을 하는 제도) 같은 시스템적인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는 대안일 것이다.

그런데, 그 전에 꼭 보고 싶은 광경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잘못된 보도로 인해 피해보상을 하는 과정에서 쪽박을 차서 결국 언론사가 문을 닫고야 마는 꼬락서니. 언론사도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일진대 어째 우리나라에선 폐업하는 언론사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봐도 찾기가 힘든 것일까? 우리나라 언론사 경영진은 전부 워렌 버핏 뺨 치는 경영의 대가라도 된다는 건가? 잘못된 보도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퇴출되는 기자나 언론사가 없으니 저질 기사는 양산되고, 나아가 사람들의 뇌리에 ‘기자 = 쓰레기’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 아닌가?

기자에 대한 악의적 비난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다고? 인간적으로 조금 불쌍하긴 한데, 시민들이 너네 기자들을 왜 그렇게 대하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있긴 한지 묻고 싶은 걸? 아, 그리고 노조도 있으니 회사 측에 요구사항은 잘 전달하렴. ^^

조선일보 기자들 멘탈 다 털렸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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