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그릇된 신앙에 빠지는 이유

지난 3월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어떤 식으로든 이를 접한(실제로 감상을 했거나, 아니면 적어도 감상 후기라도 봤거나)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린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일부만)봤다. 전체 8부 에피소드를 다 본 건 아닌데, 아직 미처 못 본 나머지 에피소드를 난 볼 수가 없을 듯하다.

우선 공개 직후 1부를 다 보고 나니, 그 다큐에서 그려진 상황이 너무 끔찍하고 무섭고 역겹고 불쾌해서 나머지 에피를 볼 엄두가 도저히 안 났다. 그래도 다음 내용이 궁금하긴 해서, 1부에서 주로 다뤄진 JMS는 ‘건너 뛰고’ 다음 편부터 볼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꾹 참고 2부와 3부까지 결국 다 봤다.

보고 나서는, 당연히 멘탈이 바사삭… 하는 소리와 함께 산산이 조각나는 느낌. 평소에 영화는 즐겨 보는 편이지만 유독 공포 장르 앞에선 약해지는 터라(순수 호러 장르에 대해선 그런데 다른 장르와 섞인, 예컨대 <데드 얼라이브> 같은 코믹 호러나 <더 씽>, <이벤트 호라이즌> 등 SF 호러 같은 장르는 또 좋아하는 편) 솔직히 밤에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든 정도였다.

그러면서 작년에 봤던 넷플릭스 드라마, <글리치> 생각도 났다. 해당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보시라.

한없이 가볍고 유쾌한 고발장, <글리치>

넷플릭스 드라마 <글리치> 리뷰는 위의 링크에서

<글리치>에선 사이비 종교 단체를 용감하게(!) 직접 수사하는 평범한 직장인과 유튜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위의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이비 종교 단체가 먹잇감으로 노리는 가장 좋은 대상은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빈 자리’가 많이 보이는, 말하자면 사회적 자산이 부족한 사람들. 실제로 <나는 신이다>에서도 JMS에서의 악몽과도 같던 시절을 직접 증언한 홍콩인 여성 메이플은 학창 시절 집단 따돌림의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외에도 사람들이 그릇된 신앙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또 있을까? 이 지점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진 이들이 ‘바보 같아서’ 그렇게 되었다는 지적은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신이다>에서 보기로도 그렇고, 이전에 적지 않은 증언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대다수의 경우는 ‘작정하고 친 작업에 당한’ 경우가 많다. 여러 사람이 파놓은 함정에 한 개인이 빠지기란 너무나도 쉬운 것.

게다가 신앙이란 이성보단 감성의 영역이어서 제3자가 외부에서 봤을 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도 쉽지가 않다. 사이비 종교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개인으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을 굳이 이야기해보자면, 평소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도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후자의 경우 너무 심하면 나르시시스트가 되는 동시에 역시 사이비 종교에 빠질 수도 있으니 주의.

이번 주엔 2023년 상반기 넷플릭스의 최대 화제작 중 하나인 <더 글로리> 시즌 2가 공개된다. 드라마처럼 드라마틱한(?) 복수극이 모든 사람에게 가능하진 않을 것. 그래도 사이비 종교의 악행으로, 그리고 학폭으로 피해를 입은 세상 모든 피해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피해를 입은 것은 당신의 잘못 때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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