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군대에 꼭 가야 하냐구요?

어떤 아티스트의 예술적 성취를 두고서 우월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적 기준이란 게 존재할 턱도 없을뿐더러, 개인 취향의 차이도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중 어느 작품이 더 훌륭한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와 비제의 ‘카르멘’ 중 어느 작품이 더 훌륭한가?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질문이 바로 이런 질문일 것이다.

다만 어떤 아티스트가 대중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라는 질문은 그럭저럭 성립할 수 있을 터. 그렇다면 지금 바로 전 세계에서 BTS보다, 아니, BTS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티스트는 누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만약 받는다면, 다소 부정확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답변은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별로 없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BTS가 약 2년만에 대형 콘서트를 가졌다. 지난 주말 미국 LA의 소파이(SoFi) 스타디움에서 열린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공연은 미국 전역에서 몰려온 수만 명의 아미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그리고 이 공연은 총 4회에 걸쳐 다음달까지 이어질 예정.

LA SoFi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아미(ARMY)들 / 이미지 출처: 조선일보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꼭 튀어나오는 이야기. BTS의 입대에 관한 이야기다.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우선 사실관계부터 확인을 하기로 하자. BTS 멤버들은 92년생 진부터 97년생 정국까지 대략 다섯 살 터울. 이제 대부분 20대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으니 사실 입대를 할 나이가 지나긴 했지만, 작년 12월 공포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의거해서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적이 있는(지난 2018년 한류와 우리말 확산의 공로를 인정받음) BTS 멤버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만 30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나이가 제일 많은 진은 2022년까지, 제일 어린 정국은 2027년까지 연기가 가능해진 것.

여기까진 팩트고, 이제부턴 개인의 의견이다. BTS가 꼭 입대를 해야 하는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히면서, 도대체 ‘왜’ 이런 질문이 나오는지, 그 이유는 당연히 알겠지만 이런 질문이 세간에 떠돌아 다닌다는 그 자체가 유쾌하지 않은 것이 사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나이 차고 건강한 남성이 군대에 갈 때가 되어서 가지 않을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군 복무에 적합하지 못한 상황인 경우를 제외하고 그 누가 속 시원하게,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스포츠, 대중문화, 혹은 다른 그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거둔 이가 국위를 선양했다고 병역의 특례를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솔직히 1960년대나 1970년대 정도라면 몰라도,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종목의 세계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을 거느리게 되었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세계 무대에서 그만큼 더 올랐다? 정말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무엇보다 국민 누구나 져야 하는 의무라면, 엄밀한 기준을 세울 것이고 자꾸 이런저런 특혜를 만들어 마치 선심 쓰듯 베푸는 모양새가 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예 화끈하게 다음달부터 100% 모병제를 실시한다고 하면 그거야말로 개인의 선택이니 논란도 되지 않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하나 마나한 생각이고.

BTS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연예인이라면, 입대 자체를 멤버 개인이 선택하고 말고의 문제는 이미 아득하게 넘어섰을 터. 그야말로 수십에서 수백 억이 오가는 문제가 될 텐데, 참 궁금하긴 하다. 어쨌든 시한은 앞으로 1년 조금 넘게 남았다. 그 때까진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가긴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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