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치맥 회동’

가끔은 눈으로 보고도 이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 맞긴 한지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리고 바로 지난달 말, 서울에서 그런 일이 있었고 당연히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사실 인터넷에선 워낙 크게 화제가 된 일이어서 당시 곧바로 기사를 쓰고 싶었는데 개인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참이나 지나서야 기사로 다루게 되었다. 지난달 있었던 APEC의 일환으로 열린 APEC CEO 서밋 행사 참여를 위해 한국을 찾은 Nvidia의 젠슨 황 CEO와, 삼성의 이재용 회장,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 등이 함께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만남의 장소와 분위기 자체가 마치 동네 아재들을 연상시킨 것.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개인적으로 이 부근을 좀 아는데, 여긴 원래 장사가 잘 되는 편이긴 했다)에서 편한 차림으로 만난 세 CEO들은 ‘치맥 회동’을 가졌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는 회사의 대표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두 회사의 대표들이 함께 만나는 일도 드문 일인데, 그런 이들이 마치 동네 마실 나온 차림으로 생맥주(+소주)를 마시거나 익숙하게 치킨 뼈를 발라먹는(그러면서 손가락을 쪽쪽 빨기까지 하는) 모습이 워낙 특이(?)한 것이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에선 수많은 드립의 향연이 펼쳐지기도.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은 종종 벌어진다

세 사람이 이전에도 서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긴 했다고 하지만 그저 잠깐 만나서 치맥이나 하려고 만난 것이라고 보긴 어렵겠지. 이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연출된 모습일 것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각각의 세 회사들이 반도체와 인공지능(Nvidia와 삼성전자), 그리고 모빌리티(현대자동차) 같이 대표적인 차세대 먹거리 분야에서 든든한 협력 관계를 가질 것이라며 전세계 주식 시장에 선포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특히 Nvidia의 경우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의 중국 시장에 대한 진출이 여러 가지 이유로 난항을 겪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우호적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란 시각이 있다. 여기서 ‘한국’을 파트너로 삼았다는 건 단순한 의례적 표현이 아니다. 삼성전자 및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정부의 대규모 매입 계획이 언급되기도 했으니. 그리고 이는 젠슨 황 CEO 본인 말마따나 “정부 차원에 대한 Nvidia GPU 대규모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세 CEO의 치맥 회동으로 실제 대한민국이 AI 허브로 나아가기까진 앞으로 더 많은 일이 남아있을 것이다. 아무튼 복잡한 문제는 실무자들더러 풀라고 하고, 난 오늘 저녁에 (또다시)글로벌 대기업의 CEO가 된 기분을 내며 치맥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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