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8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영화관 요금 지원(이른바 ‘6천원 할인 쿠폰’) 정책 2시즌(?)이 진행되었다. 지난 7월에 1차로 추진되었던 내용과 동일한 금액이 개인에게 지원되며, 역시 각 영화관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선예매 수요가 늘었다고. 지난 1차 때는 이 지원책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영화가 (다소 의외로)한국영화 <좀비딸>이었는데 이번 2차에선 역시 한국영화인 <어쩔 수가 없다>가 큰 혜택을 받고 있다.
아무튼 그러면서 영화를 관람할 괜찮은 기회가 생겼는데, 개인적으론 그다지 땡기는 영화가 없어서 그냥 뭉개고(…) 있는 중. 그렇다고 OTT 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는가 하면 또 별로 그렇지도 않다. 사실은 요즘 얼마간 조금 피곤한 느낌을 많이 받아서 퇴근하고 집에 와선 저녁 조금 먹고 그냥 일찍 자는 일이 많았다.
이 말인즉, 이번 보리스 매거진 업데이트의 취향 코너에 딱히 올릴 만한 작품이 없다는 것. ㅠㅠ
그렇다곤 해도 조금씩(…) 보긴 했으니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난 8월의 짤막 소감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을.
지난 얼마간 즐겼던 영화와 드라마들에 대한 짤막 소감 / 2025년 8월
<웬즈데이 시즌 2> 팀 버튼 제작 및 연출 / 제나 오르테가, 엠마 마이어스, 스티브 부세미 등

올해 2025년은, 연초부터 많은 넷플릭스 팬들이 큰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넷플릭스를 명실상부 오늘날의 위상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큰 힘을 발휘했던 이른바 ‘3대장 시리즈’, 그러니까 <오징어게임>과 <웬즈데이>, 그리고 <기묘한 이야기> 등의 시리즈가 모두 후속편을 내기로 했기 때문. 실제로 저 시리즈들은 넷플릭스의 드라마 시리즈 가운데 시청 수, 즉 흥행 스코어 측면에서도 톱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그 가운데 <오징어게임>은 일단 막을 내렸고, 다음 타자였던 <웬즈데이>가 3년의 기다림 끝에 공개되었다. 1시즌을 참 재미있게 봤던 터라 2시즌도 기대를 했는데, 공개하자마자 보진 않았던 이유는 곧바로 파트 2가 공개 예정이었기 때문. 그리고 파트 2가 공개를 하게 되면서 결국 다 봤다.
우선 좋았던 부분부터. 앞서 언급한 것처럼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던 만큼 2시즌 들어 이야기의 스케일이 확장되었다. 그러니까 볼륨이 커지고, 그런 만큼 당연히 예산도 많이 들어갔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새 캐릭터도 나오는가 하면(웬즈데이의 ‘그루피’, 이른바 ‘빠순이’라고 할 수 있는 아그네스 역 이비 템플턴과,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새 교장 역을 맡은 스티브 부세미, 그리고 좀비! 등) 전체적으로 세트와 미술 디자인도 1시즌에 비해 공이 더 많이 들어갔다는 느낌도 준다.
웬즈데이와 이니드, 그리고 유진과 에이잭스 같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들이 여전히 매력적이고 극중 사건에 착착 잘도 맞아떨어진다. 그 외에 1시즌에도 나오긴 했지만 비중이 적다가 2시즌에도 출연하면서 비중을 늘린 캐릭터들도 있고. 따지고 보면 <웬즈데이> 시리즈 자체가 그렇게 긴 편이 아닌데 은근히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러면서 그 어떤 캐릭터들도 낭비된다는 느낌이 없이 전체적인 서사에 잘 복무하고 있다는 점도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주인공부터가 여성이고, 가족 내에서도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많은 드라마가 만들어질 뿐 아니라 아예 이번 2시즌엔 외할머니까지 등장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니, 여성 캐릭터가 크게 조명된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할 평론가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면,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 아무래도 드라마 자체가 굵직한 서사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에 전적으로 기대는 점이 많기 때문일 텐데,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힘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 그리고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나아가는 느낌보다는 그냥 ‘여기서 이 사건이 벌어지고, 저기선 저 사건이 벌어지는’ 식으로 러닝타임이 흘러가다 보니 전반적인 주목도도 떨어지는 듯하다. 개인적으론 에피소드 한 편도 2~4번 정도 나눠서 보기도 했는데, 그만큼 다음 이야기가 덜 궁금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술했듯 <웬즈데이>의 새 시즌이라면, 명실상부 넷플릭스 3대장 중 하나인데 새 시즌에서 조금 더 과감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시즌은 무척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2시즌은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는 생각도 했고.
어찌저찌 3시즌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솔직히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일궈내기에 적합한 IP라는 생각은 안 들어서… 그래도 팀 버튼에게 한 번 더 기대해보자.
<에이리언: 어스> 노아 홀리, 리들리 스콧 제작 및 연출 / 시드니 챈들러, 티모시 올리펀트 등

STAR 채널 오리지널 시리즈로, 국내에선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 중. 총 8편 에피소드로 구성된 1시즌 중 9월17일 현재 6편까지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 중 첫 3편까지 보고 쓰는 짤막 리뷰.
<에이리언> 시리즈 중에선 작년에 개봉한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보고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시리즈의 후속작’이란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그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을.
이번 <에이리언: 어스>는 타임라인상으론 아예 1편 전(前)이다. 즉 프리퀄인 셈. 그런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에이리언(제노모프)이 지구에 나타났다(지구에 비상착륙을 하게 된 우주선에 ‘묻어서’ 온 경우). 아니 그럼 리플리(시고니 위버)를 비롯해서 1편에 나왔던 캐릭터들은 어떻게 제노모프의 존재도 몰랐지? 혹시 제노모프가 지구에 나타났을 당시는 우주에서 동면 중이었나? 아직까진 초반 조금만 본 터라, 뒤에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겠지.
<에이리언> 시리즈는 영화로만 총 6편이 나오는 동안 모든 작품(프리퀄 두 편은 제외하고)에서 감독이 바뀌면서 각자의 개성이 발휘된 점이 나름 특이하다면 특이한 부분이었다고 하겠다. 그 중 <에이리언: 어스>의 경우 전체적으로 1편의 으스스한 호러 장르의 특징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작진 크레딧에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시리즈 대대로 출연하면서 나름 컬트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던 ‘인조인간’들은 이번 TV 드라마에선 조금 더 세분화되어, 실존한(엄밀히 말하자면 실존했던) 인간의 의식을 그대로 새 몸에 이식한 경우도 나오게 되었다. 바로 그런 상태인 주인공 웬디(시드니 챈들러)가 초반에 맹활약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아직까진 시즌 초반까지밖에 못 본 터라 자세히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개인적으론 그럭저럭 흥미롭게 보고 있는 중인데 관련 자료를 조금 찾아보니 기존의 영화 프랜차이즈에서 그려진 세계관과 충돌이 빚어지는 부분이 은근히 많다고 한다. 그런 점 때문에 해외에선 시리즈의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고, 심지어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연출한 페데 알바레즈 감독까지도 드라마를 저격하는 듯한 인터뷰를 하고 나서는 등,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
어쨌든 조금 더 보고 나름 평가를 내려도 내려야 할 듯.
<웬즈데이 2시즌>과 <에이리언: 어스> 외에 또 보려고 찜을 해둔 작품들이 있긴 하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북극성>, 그리고 넷플릭스에 공개된 <야당>(<좀비딸> 전까지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던 바로 그 작품) 등등. 그리고 소니의 또 다른 망작(…) <크레이븐 더 헌터>는, 과연 얼마나 엉망일지 ㅋㅋㅋ 괜히 보고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