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 세 살.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은 축복을 받고, 더 행복한 만남을 갖고, 더 많이 연대하며 미래를 기약했을 젊은 청년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생명을 잃었다. 뉴스에선 그저 ‘베트남 국적 외국인 근로자 A씨’로 언급된, 그의 이름을 한번 불러본다. 응오 두이 롱(Ngo Duy Long).
지난 7월7일 경북 구미의 건축 현장에서 베트남 출신의 23세 청년, 응오 두이 롱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온열질환. 사고 당시 구미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였는데 응오 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을 당시 측정한 체온이 무려 40도였다고. 게다가 하필 응오 씨는 사고일인 7일이 해당 현장에 첫 출근한 날이었으며, 혹서기 근무로 한국인 노동자들은 오후 1시에 퇴근한 상황이었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후 5시까지 폭염 속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과 안타까움이 더하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주 4.5일제에 대한 논의를 하는 중이다. 그리고 요즘 같이 무더운 날 냉방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휴식과 근무 조절 등의 대책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런 논의와 대책이 제대로 된 정책과 규정으로 이어져 실제 현장에 반영되기까지는 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런 중에도 노동자들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시간 동안에 또 노동자들은 지금과 같은 살인적인 무더위와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이고, 몇 명은 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문명 사회에서, 사람이 최소한 목숨을 부지하는 일에 인색해서야 되겠는가. 다시 한번, 젊은 청년의 명복을 빈다. 다음 생이란 게 만약 있다면, 다음 생에선 부디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