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을 바라보는 어떤 시각

2021년 11월의 두 번째 주에,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도시 광주와 부산에서 참 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측되는 유력한 두 명의 주자가 호남과 영남의 대표 도시를 찾은 것.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어 이른바 ‘개 사과’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월10일 광주 5.18 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직접 헌화를 하거나 하진 못했고 대신 묵념과 함께 사과문을 낭독했다. 하필 당일 광주엔 비가 내렸는데 윤석열 후보가 묵념을 마치자 5.18 묘지엔 무지개가 떴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날리는 등, 기자(라고 쓰고 기레기라고 읽는다)들의 작태는 여전했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는 11월13일 주말 전국 순회의 일환으로 부산을 찾아 2030 세대와의 접점 넓히기에 나섰다. 주말 부산의 카페에서 지역 스타트업 기업의 젊은 대표들과 만난 이재명 후보는 담화 중 ‘부산, 재미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민의힘에선 ‘지역 비하 발언’이라며 비토를 하고 나선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선 ‘발언의 앞뒤 맥락을 살펴보면 오히려 지역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는 말을 전했다.

따지고 보면 두 후보 모두, 자신의 가장 약한 고리로 평가되는 부분에 대한 강화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이 5.18과 쿠데타 빼고 정치는 잘 했다’는 발언에 이어 개한테 사과를 주는 사진(아직도 미스터리인데, 도대체 이런 생각은 어떤 정신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건지)을 SNS에 올리는 논란으로 인해서 안 그래도 지지율이 낮을 게 뻔한 호남에서 표를 더 깎아먹은 결과를 가져왔다. 캠프에선 나름 액션을 취한다고 한 거겠지만 이번 호남 방문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 원래 앞뒤 재지 않고 거침없이 말하고 일도 그런 스타일로 하는 걸로 유명한 양반인데, 발언의 전후 맥락을 잘라먹었다고 해도 부산에 와서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는 식으로 이야기한 게 잘한 것이란 생각은 도통 들지 않는다. 거기다가 주워섬긴다고 한 말도 ‘강남 같진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니, 아니 강남에선 도대체 뭔 일이 벌어지길래…? 사실 서면이 강남에 비해 못할 게 뭐가 있나?! 아, 부동산 가격이 다르구나. 인정.

아무튼 이제 불과 6개월도 남지 않는 대선이다. 앞서 이야기한 유력한 두 후보 외에 여러 군소 후보 또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런 와중 또 어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를 해보자. 어쨌든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가장 큰 이벤트가 바로 대통령선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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