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 치만 낮았어도 세계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란 이야기를 한 사람이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문장가이자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이다. 원래 클레오파트라가 뛰어난 미모로 유명했는데, 그 매력이 조금은 줄어들 만큼 콧대가 낮았다면 안토니우스가 그녀에게 반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나아가선 둘의 연합과 옥타비아누스 사이의 악티움 해전도 없었을 테니 고대 로마(와 북아프리카)를 둘러싼 지형도가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일 터.
그렇지만 역사에 만약이란 없으니, 까마득한 예전의 일을 당대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좀 더 쉽게끔 윤색한 정도로 인식하면 되겠다.
훗날, 어쩌면 세계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사진 한 장이 여기 있다. 바로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주말,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유세 활동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당시 상황을 너무나도 절묘하게 포착한 것.

파란 하늘에 나부끼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얼굴에 피를 묻힌 대선 후보가 주먹을 불끈 쥐고 무엇인가(아마도 ‘Make America Great Again’이란 말 아니었을까) 외치고 있는 장면을 보고 그 어느 유권자가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많은 나이와 내외부의 온갖 실정 때문에 지지율이 매우 낮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이자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에 대한 후보 사퇴(및 후보 교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어서 더더욱 관심이 집중된 이슈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 차이는 불과 세 살이다. 그런데 얼마 전 있었던 TV 토론을 보면 한 13살 차이는 나 보이는 듯.
아무튼 미국의 제60대 대선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 일정’이고 위의 사진이 공개된 직후 이미 끝났다는 여론이 미국은 물론 해외 각국에서 팽배한 상황. 유력 대선 후보가 저격을 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나라가 하필이면 세계 질서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미국이란 사실에 놀라움은 더하다.
정말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현재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그렇다면 정말 그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논평을 하자면 공부가 더 필요하여 앞으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히 살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