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 치킨을 먹어야 하는 이유

작년 봄의 일이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과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 등이 빡빡하게 운영되고 있었고, 참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던 바로 그 때 우리 모두를 훈훈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뉴스가 전해진 것.

건강이 나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그리고 어린 동생과 함께 사는 한 고등학생이 손편지로 전한 사연은 이랬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평소 동생이 좋아하던 치킨을 마음껏 먹지 못하고 있던 게 참 안타까웠는데 하필 동생이 치킨집 앞에서 떼를 쓴 것. 마침 그 광경을 보던 치킨집 사장님이 형제를 불렀고, 형은 “지금 5천원밖에 없는데 치킨을 5천원어치만 먹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는데 이 말을 들은 젊은 사장은 형제에게 흔쾌히 치킨을 대접하고는 ‘언제든지 치킨 먹고 싶으면 오라’는 이야기까지 전했다.

이후 동생은 치킨집을 몇 번 더 찾아 사장님이 정성스럽게 튀긴 치킨을 먹었고, 한 번은 사장님 덕에 덥수룩해진 머리를 이발한 적도 있다고. 이와 같은 사정이 형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자 이 치킨집은 이른바 ‘돈쭐’을 맞게 된다. 마포구 서교동의 ‘철인7호 치킨 홍대점’과 박재휘 대표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선한 영향력’의 힘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런저런 일로 많이 곤두서있는 상황에서 더욱 크게 작용한 듯하다.

이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 박재휘 사장이 얼마 전 서울시의 명예시장으로 위촉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아래 링크의 뉴스는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형제에게 공짜 치킨 줬던 사장님, ‘서울시 명예시장’ 된 사연은?(링크)

서울시 명예시장에 위촉된 박재휘 대표(이미지 출처: 내손안에 서울)
지역아동센터에 음식을 기부한 ‘푸르딩’ 김환희 대표와 박재휘 대표(이미지출처: 내손안에 서울)

위 기사를 보면, 이 일에 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실도 알 수 있게 된다. ‘박재휘 서울시 명예시장’님은 특별한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이 아니었는데도 워낙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다 보니 엄청난 부담을 느끼게 되었고 심지어 공황장애와 우울증까지 앓게 됐다고 한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런 걸 보면 정말 연예인이나 정치인 같이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정말 어딘가 참 대단한 구석이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주변의 상인 분과 함께 기부 행렬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하필 지금 서울시의 시장은 아이들에게 무상급식 주기 싫다고 시장 자리를 내팽개쳤던 사람. 시장 자격을 논한다면, 지금의 정식 시장보다 명예시장 쪽이 5천만 배 정도는 더 타당하지 않은가?!

각설하고, 오늘 저녁에 치킨을 먹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우리 모두가 치킨은 사랑하지 않나!

우리 모두가 치킨은 사랑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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